멜소연, 한인회 17일 임시총회 앞두고 “소녀상 존치 표결 철회하고 대화로 풀어야”
-멜소연 “2019년 설치 당시 임시 설치 조건 없었다…소유·관리 권한부터 확인해야”
-정치적 중립성·관리비·자료 제출 놓고 이견…“일방적 표결 아닌 당사자 간 협의 필요”
-임시총회 안건 철회 촉구…교민 대상 청원·국내외 연대 호소
호주 멜번 한인회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의 존치 여부를 둘러싸고 한인사회 내부에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빅토리아주 한인회가 오는 10월 17일 임시총회에서 소녀상의 계속 설치·유지 여부와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심의·의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멜번 평화의 소녀상 연대(이하 멜소연)는 소녀상의 설치 경위와 소유·관리 권한, 의결 절차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존치 여부를 표결에 부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멜소연은 2019년 소녀상 설치 당시 임시 설치를 전제로 했다는 근거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한인회가 주장하는 임시 설치의 의미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존엄과 역사적 기억, 여성 인권과 평화를 상징하는 조형물인 만큼 특정 단체의 내부 의사결정이나 정치적 중립성 논란만으로 존치 여부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JNC TV는 멜소연의 김배이 위원장, 김태우 부위원장, 국도연 서기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논란의 배경과 다섯 가지 핵심 쟁점을 살펴봤다.
① ‘임시 설치’ 주장의 근거는…멜소연 “중국 소녀상 임시 설치 논의에서 나온 표현”
이번 논란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2019년 설치된 멜번 평화의 소녀상이 애초부터 임시로 설치된 것이었는지 여부다. 빅토리아주 한인회가 소녀상을 임시 설치물로 규정하고 존치 여부를 임시총회 안건으로 제시한 데 대해 멜소연은 당시의 설치 경위와 이후 진행된 별도 사업 논의가 혼동됐다고 주장한다.
김태우 부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임시’라는 표현이 등장한 배경으로 2024년 8월 24일 열린 중국 평화의 소녀상 공동 설치 관련 공청회를 들었다.
당시 멜소연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억하는 활동의 범위를 넓히고 국제 연대를 강화하는 취지에서 중국 피해자를 상징하는 소녀상을 기존 소녀상 옆에 함께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아울러 호주에서 위안부 피해자로 생존했던 오현 할머니를 기리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김 부위원장은 설명했다.
김 부위원장에 따르면 당시 논의에서는 중국 소녀상을 우선 임시로 설치하고, 관련 소녀상 설치가 마무리되면 공적인 장소로 이전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멜소연은 이 과정에서 나온 ‘임시 설치’라는 표현이 기존 멜번 평화의 소녀상에도 적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위원장은 “우리 소녀상을 임시로 세웠다는 의미가 아니라 중국 소녀상을 임시로 설치한 뒤 공적인 장소로 옮기는 방안을 이야기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한인회가 당시 발언을 기존 소녀상의 임시 설치 근거로 해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도연 서기는 중국 소녀상 공동 설치 구상이 국제 연대와 지역사회 간 연결이라는 멜소연의 장기적인 활동 방향에서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국도연 서기에 따르면 멜소연은 2023년부터 다문화 공동체들과 평화 기념사업의 방향을 논의해 왔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피해자와 공동체가 함께 역사적 기억을 보존하고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도록 중국 소녀상 공동 설치 가능성을 검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2024년 공청회 이후 교민사회에서 반대 또는 우려 의견이 적지 않게 제기되면서 공동 설치 사업은 보류됐다. 멜소연은 중국 측 단체와의 국제 연대 자체는 중단하지 않았으며, 최근에는 ‘기억을 예술로 잇다’ 전시를 함께 진행하는 등 별도의 연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멜소연은 이러한 별도 사업의 임시 설치 논의를 2019년 기존 소녀상의 설치 조건과 동일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다만 2019년 설치 당시 임시 설치 조건이 없었다는 점과 소녀상의 소유·관리 권한에 관한 사항은 관련 문서와 당사자 간 합의 내용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② 소녀상의 정치적 중립성은…멜소연 “정당 지지와 인권·평화 활동은 구분해야”
두 번째 쟁점은 소녀상의 정치적 중립성이다. 한인회는 소녀상의 존치 여부와 함께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임시총회에서 심의·의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멜소연은 한인회가 말하는 정치적 중립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규정에 근거하는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도연 서기는 우선 관련 규정이나 정관의 존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기준이 한인회 자체에 적용되는 것인지, 한인회관을 이용하는 외부 단체와 행사에도 적용되는 것인지, 다른 단체에도 일관되게 적용돼 왔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직접 지지하는 활동과 인권 문제에 대한 의견 표명, 시민사회의 평화운동을 어떤 기준으로 구분하는지 한인회가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멜소연은 평화의 소녀상이 특정 정당이나 정치 세력을 위한 상징물이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경험과 고통을 기억하고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기 위한 조형물이라는 입장이다. 동시에 평화와 추모, 화해, 역사적 정의, 전쟁과 폭력의 재발 방지라는 보편적 가치도 담고 있다고 설명한다.
국도연 서기는 피해 생존자들이 오랜 기간 피해 사실의 인정과 사과, 진실 규명을 요구해 왔다며, 소녀상을 지키고 관련 활동을 이어가는 단체의 역할은 피해자들의 목소리와 역사적 유산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소녀상 앞에서 추모행사나 집회, 사회적 의사 표현이 이뤄지는 것도 소녀상이 상징하는 가치와 연결된 활동이라는 것이 멜소연의 설명이다.
멜소연은 정부 정책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피해자의 권리, 역사적 진실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관련 단체가 설립 목적에 따라 의견을 밝힐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정 정부의 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야당을 지지하거나 반대 정치 세력을 위한 활동을 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도연 서기는 윤석열 정부 당시 멜소연이 일부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낸 것도 특정 정치 진영에 대한 찬반이 아니라 피해자의 존엄과 역사적 진실, 인권과 평화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피해자의 권리와 역사적 진실이 훼손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침묵하는 것만이 정치적 중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인권단체와 평화단체가 설립 목적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밝힐 수 없다면 단체의 역할이 크게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사회적 현안에 대한 의견 표명은 특정 정당을 위한 선거운동과 구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인권단체들도 정치적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정부 정책을 인권의 관점에서 비판하고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멜소연은 이번 임시총회에서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국제 연대 활동이나 사회적 현안에 대한 의견 표명을 중단해야 한다는 식의 요구가 제기된다면 단체의 설립 목적에 따른 활동이 제약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정치적 중립성 논란의 핵심은 소녀상의 상징적 의미와 관련 단체의 사회적 발언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그리고 그 기준이 무엇인지에 있다는 것이 멜소연의 입장이다.
③ 소녀상의 소유·관리 권한은 누구에게…멜소연 “건립 주체와 기증 당사자 권리부터 확인해야”
세 번째 쟁점은 소녀상의 소유권과 관리 권한, 그리고 한인회가 임시총회 의결만으로 소녀상의 존치 또는 이전을 결정할 수 있는지 여부다.
김배이 위원장은 멜번 평화의 소녀상이 2019년 호주 멜번 한인사회와 대한민국 경기도 화성시 시민들의 염원을 모아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설치 준비는 2016년부터 약 3년에 걸쳐 진행됐으며, 그 과정에서 교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바자회 등을 통해 지지와 참여를 모았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당시 멜소연은 빅토리아주 한인회에도 소녀상 건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정치적 중립성 등의 문제로 한인회가 적극적인 참여에 부담을 느꼈다. 이후 화성시와 멜소연이 소녀상 설치의 주체가 됐으며, 한인회는 한인회관 앞 부지를 제공하는 데 동의했다고 김 위원장은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소녀상 주변의 꽃과 조경 관리, 주차금지 구역 표시와 주차선 설치, 보안 카메라 설치 등 현장 관리에도 멜소연이 지속적으로 참여해 왔다고 밝혔다. 잔디 관리 비용은 지난해부터 한인회와 절반씩 부담했으며, 그 이전에는 건립 추진위원장을 맡았던 조춘재 씨가 관리에 힘써 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경위를 근거로 김 위원장은 소녀상의 소유·관리 권한이 멜소연과 화성시에 있다고 주장하며, 한인회가 소녀상의 존치 여부를 독자적으로 결정할 권한이 있는지는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소유권과 관리 권한, 부지 사용 권한은 서로 다른 법적·계약적 문제일 수 있다. 소녀상 건립 당시의 양해각서(MOU), 기증 및 설치 관련 문서, 부지 제공 조건 등 관련 자료를 확인해야 권한 관계를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월 29일 열린 한인회 정기총회에서 소녀상의 존치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임시총회 개최 안건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한인회 내부에서 광복절 행사와 기림의 날 행사의 병행 문제 등에 대한 이견이 있었으며, 한인회장은 기림의 날 행사 승인과 관련해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소녀상 운영의 투명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임시총회 개최를 제안했다고 김 위원장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정기총회에서 멜소연 관계자들이 충분한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고, 회의 진행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소녀상 건립에 수년간 교민들의 참여와 지지가 이어졌는데도 임시총회의 단 한 차례 표결로 존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멜번 한인사회 전체의 의견과 한인회 회원들의 의견을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멜번의 한인 교민 규모를 약 2만5천 명, 한인회 회원 규모를 약 200명으로 제시하며, 한인회 총회 참석자들의 표결만으로 교민사회 전체의 역사적·공동체적 자산인 소녀상의 운명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멜소연은 임시총회 안건 철회를 요구하는 청원을 교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해외 한인 동포들이 멜번 소녀상을 지지할 수 있도록 국제 연대 청원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멜소연이 소녀상 존치를 위해 Change.org에서 진행 중인 청원은 다음 링크에서 참여할 수 있다. https://c.org/5hXrTxVhkh
④ 임시총회 표결은 어떤 절차로 이뤄져야 하나…정족수·회원 자격·위임장 검증 쟁점
네 번째 쟁점은 10월 17일 임시총회에서 실제 표결이 진행될 경우 어떤 의결 요건과 절차를 적용해야 하는지다.
김배이 위원장은 한인회 정관에 따른 일반적인 의결 절차로 의사정족수 충족과 참석 회원 과반수 찬성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투표권이 있는 회원의 3분의 1 이상이 회의에 참석해야 하며, 위임장을 통한 참석도 정족수 산정에 포함될 수 있다. 일반적인 의결은 참석자의 과반수 찬성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소녀상의 존치 여부가 재산과 관련된 사안이자 교민사회 전체의 관심이 걸린 중대한 문제인 만큼, 일반적인 의결 기준 외에 강화된 특별 의결 요건이 적용되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주 비영리 법인 관련 규정과 한인회 정관 등을 살펴 소녀상의 소유·관리 관계와 의결 요건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특별 의결 요건이 적용되는지는 정관과 관련 법규, 설치 당시의 합의 내용을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다.
회원 자격과 위임장 인정 여부도 주요 쟁점으로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8월 29일 정기총회에서 회원 명단과 회비 납부 여부, 위임장 집계 등에 관해 확인이 필요한 사례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회의가 끝난 뒤 회비를 납부하는 참석자가 있었고, 회비를 납부했음에도 회원 명단에서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으며, 일부 위임장이 중복 집계됐을 가능성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정회원 자격 요건과 투표권 인정 기준, 회비 납부 여부, 위임장의 유효성을 사전에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어떤 회원이 의결권을 갖는지, 위임장이 적법하게 제출됐는지 등을 명확히 하지 않은 상태에서 표결을 진행하면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표결 방식에 대한 사전 공지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선 정기총회에서는 거수 방식으로 의사가 확인됐지만, 이번 임시총회에서는 거수로 결정할지, 무기명 비밀투표를 실시할지 등을 미리 정하고 참석자들에게 안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소녀상의 소유·관리 권한이 한인회에 있는지부터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인회가 존치 여부를 단독으로 결정하는 것은 권한과 절차 양쪽에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멜소연은 소녀상이 전쟁 피해자의 명예 회복과 여성 인권, 평화의 가치를 담은 공동체의 상징인 만큼, 단순한 내부 표결의 대상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의결 정족수와 회원 자격, 위임장 효력, 특별 의결 요건의 실제 적용 여부는 한인회 정관과 관련 법률, 회의 소집 공고 및 의사 절차 등을 확인해 판단해야 할 사안이다.
⑤ 멜소연이 한인회에 요구하는 것은…“자료 제출 근거 공개하고 공정한 대화 보장해야”
다섯 번째 쟁점은 한인회가 멜소연에 요구한 자료의 범위와 근거, 소녀상 관리와 관련된 비용 자료, 그리고 임시총회에서 멜소연의 입장을 설명할 기회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다.
국도연 서기는 멜소연이 한인회에 보낸 10월 6일자 공식 회신을 통해 관련 사항에 대한 설명과 자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도연 서기는 멜소연이 한인회 산하 조직이 아닌 독립 단체라고 강조했다. 멜소연은 별도의 정관과 운영 체계, 재정적 책임을 갖고 있으므로 한인회가 소녀상 관리와 직접 관련된 사항에 대해 설명을 요청할 수는 있지만, 임원 명단이나 회원들의 외부 활동, 내부 교신, 재정 자료 등 광범위한 자료의 제출을 강제하려면 그에 대한 정관상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멜소연은 한인회가 어떤 규정에 근거해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지 설명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소녀상 관리 비용과 외주 관리업체 관련 자료도 논의 대상이다.
국도연 서기에 따르면 2025년 3월 12일 당시 한인회 관리부장이었던 현 회장이 소녀상 관리를 외부 업체에 맡기고 비용을 공동 부담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후 같은 해 4월부터 제3자에게 관리를 맡기고 양측이 비용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전환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2026년 관리비와 관련해 멜소연이 한인회로부터 청구서를 받지 못해 지급이 지연됐으며, 이후에는 지급을 완료했다고 국 서기는 밝혔다.
멜소연은 외주 관리업체의 선정과 비용 집행을 담당한 한인회가 실제 관리 업무의 수행 내역과 지출 증빙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 영수증과 자료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소녀상 관리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멜소연의 입장이다. 관리비와 자료 제출을 둘러싼 논란이 있다면 관련 문서와 지출 증빙을 확인하고 양측이 사실관계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멜소연은 임시총회의 진행 절차에 대해서도 사전 안내를 요구했다.
국도연 서기는 지난 8월 29일 정기총회에서 멜소연 관계자들이 충분히 설명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발언을 위한 마이크를 제공받지 못하는 등 회의 진행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으며, 일부 참석자의 언행으로 위협감을 느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에 멜소연은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임시총회에서의 발언 기회 보장 방식, 정확한 안건 내용, 표결 방식, 회의 참관 절차, 질서 유지 방안 등을 사전에 안내해 달라고 요청했다. 10월 6일 전달한 공식 회신도 일부 내용만 발췌하지 말고 전체 문서를 임시총회 참석자들에게 제공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멜소연이 궁극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임시총회 제1호 안건에 포함된 소녀상의 계속 설치·유지 여부를 철회하는 것이다.
국도연 서기는 관리와 소통에 문제가 있다면 양측이 관리 방식과 비용 분담을 협의하고, 정치적 중립성에 관한 이견이 있다면 먼저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한 뒤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견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소녀상의 존치 여부를 표결에 부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또한 한인회 총회에서 한인회 내부의 입장을 결정하는 것과 그 결정만으로 소녀상을 철거하거나 이전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소녀상 건립과 기증에 참여한 당사자들의 권리와 책임, 설치 당시 합의 내용 등을 먼저 확인하고 관련 당사자 간 협의와 검토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멜소연은 독립적인 제3자가 참여하는 가운데 직접 대화를 통해 상황을 해결하자는 제안도 여러 차례 해왔다고 밝혔다.
국도연 서기는 “평화의 소녀상은 어느 한 단체나 정치 진영의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강조하며, 소녀상은 피해자의 존엄과 역사적 기억, 여성 인권과 평화를 상징하는 조형물이라고 말했다. 서로 다른 의견이 있더라도 사실관계와 권한, 절차를 먼저 확인하고 당사자 간 충분한 대화를 보장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소녀상 존치 논란, 대화와 절차적 검증으로 풀어야
멜번 평화의 소녀상 존치 논란은 단순히 조형물을 그대로 둘 것인지 이전할 것인지를 넘어, 해외 한인사회에서 역사적 기억과 인권·평화의 가치를 어떻게 보존하고 관련 단체 간 이견을 어떤 절차로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멜소연은 2019년 설치 당시 임시 설치 조건이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소녀상의 소유·관리 권한과 설치 당시 합의 내용, 한인회가 제시한 정치적 중립성 기준 및 자료 제출 요구의 근거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임시총회에서 소녀상 존치 여부를 의결하는 안건을 철회하고, 관리비와 운영상의 이견은 별도의 협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인회가 제기한 존치 여부와 정치적 중립성 문제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과 당사자 간 합의, 관리 자료 등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소유권과 관리 권한, 총회 의결의 효력 역시 관련 문서와 적용 규정을 검토해야 판단할 수 있다.
해외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억하고 전시 성폭력의 재발을 막으며 여성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는 상징으로 자리 잡아 왔다. 멜번 소녀상을 둘러싼 이번 논란에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사자들의 주장만으로 결론을 서두르기보다 설치 경위와 권한 관계, 적용 규정 등을 투명하게 확인하는 일이다.
10월 17일 예정된 임시총회를 앞두고 한인회와 멜소연이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공정한 발언 기회와 충분한 협의 절차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소녀상의 존치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한인사회 내부의 대립으로 심화하기보다, 사실관계 확인과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해결될 수 있을지가 향후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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