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학교 다큐 <60만번의 트라이>, 미주 지역 온라인 상영회 성료
-미주 한인 청년들의 조선학교 방문기 및 한민화 교수 특별 강연 이어져
-스포츠를 넘어선 ‘60만 동포의 꿈’과 국제적 연대

 

미주 지역 한인 동포들이 재일 조선학교의 척박한 현실과 그 속에서 피어난 럭비부 학생들의 감동적인 도전을 담은 다큐멘터리 상영회를 열고 글로벌 연대의 뜻을 모았다.

미주 시민단체 ‘우리학교와 함께하는 동포모임(우함동)’은 지난 3일 미 서부시간 오후 4시(한국시간 4일 오전 8시) 온라인 줌을 통해 다큐멘터리 영화 ‘60만번의 트라이’(박사유·박돈사 감독) 공동체 상영회를 열었다. 이 영화는 2013년 제작됐다.

이날 상영된 ’60만번의 트라이’는 일본의 고교무상화 정책 배제 등 갖은 차별 속에서도 60만 재일동포들의 염원을 안고 일본 전국고교럭비대회(일명 ‘하나조노’) 우승을 향해 달리는 오사카 조선고급학교(조고) 럭비부 3학년 학생들의 땀과 눈물을 담은 작품이다.

이날 행사는 104분간의 영화 상영에 이어 재미동포 청년들의 조선학교 방문 보고, 재일조선인 출신 교수의 영화 해설, 참가자 간담회 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시애틀의 한인 청년 단체 ‘해방(Haebang Collective)’ 소속 소라(Sora) 활동가는 지난 5월 미국 및 캐나다 한인 청년 대표단과 함께 일본 사이타마 조선학교를 방문했던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조선학교는 세금을 내고 정규 교육과정 요건을 충족함에도 일본 정부로부터 어떤 재정 지원도 받지 못해 학교 운동장까지 임대하며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었다”며 “특히 코로나19 시기에도 일본 정부의 마스크나 의료 지원이 전무해 오직 동포 공동체의 모금으로 아이패드와 마스크를 마련해야만 했던 현실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고 전했다. 이어 “조선학교를 지원하는 일은 일본 국경 안에만 머물 필요가 없다. 전 세계 한인 공동체가 다음 세대를 위해 연대의 원을 크게 키워가자”고 촉구했다.

이어 조선학교 졸업생이자 현재 웨스트텍사스대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한민화 교수의 강연이 이어졌다. 한 교수는 조선학교의 일본 전국 럭비대회 출전이 갖는 역사적·사회적 의미를 짚었다.

그는 <60만번의 트라이>를 스포츠 영화이면서 교육과 성장, 역사와 정체성을 다룬 작품으로 평가했다. 특히 재일동포 사회에서 스포츠가 차지하는 역사적 의미가 크다며 축구와 럭비, 복싱, 가라테, 유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일동포 선수들이 일본 스포츠계에 기여해 왔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일본 사회에서 ‘하나조노’ 무대는 국민적 스포츠 축제”라며 “차별받던 조선학교 학생들이 그 무대에서 활약하고, 일본 TV에서 아나운서가 우리말 세 글자 이름을 부른다는 것 자체는 상상을 초월하는 큰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치적·제도적으로는 ‘고교무상화 배제’라는 안타까운 시련을 겪었지만, 이들은 럭비를 통해서는 패배를 넘어서는 또 다른 형태의 승리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영화 이후 일본 사회에서 오사카 조고 럭비부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났다는 점도 소개했다. 일본 온라인상에서 오사카 조고 럭비부를 응원하거나 하나조노 대회에서의 선전을 바라는 댓글들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의 자유 발언도 이어졌다. 이주연 참가자는 “영화 속에서 한국팀과 시합할 때 ‘너희는 한국팀이 아니다’라는 말을 듣고 상처받는 조선학교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해외 동포로서 우리 자녀들과 주변에 어떤 교육과 인식을 심어주어야 할지 반성하게 됐다”고 소감을 나눴다.

우함동의 이용식 운영위원장은 “영화의 럭비 구호인 ‘원 포 올, 올 포 원(One for all, All for one·하나는 전체를 위해, 전체는 하나를 위해)’ 정신은 비단 스포츠뿐만 아니라 우리 동포사회를 이끌어가는 핵심 가치”라며 “미주 동포사회 역시 전체가 하나를 위하고, 하나가 전체를 위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행사를 진행한 이구 우함동 위원은 “60만 재일동포를 넘어 이제는 전 세계 8천만 겨레가 함께 연대하는 ‘트라이’가 되길 바란다”며 차별 철폐를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을 당부했다.

한편, 우함동은 오는 10월 24일 한민화 교수를 다시 초청해 ‘파친코를 통해 보는 재미동포와 재일동포의 교차점’을 주제로 특별 온라인 강연회를 개최하며 디아스포라(재외동포) 연대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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