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4주기, 해외동포와 유가족 한목소리…”4년이 지나도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해외동포 단체들, 온라인 추모식·유가족 간담회 개최…참사 4년의 아픔과 과제 공유
-유가족 “특별법·특조위 출범에도 진상규명 기대 못 미쳐…남은 조사 기간 중요”
-구조 실패·국가기관 책임 규명 촉구…”희생자 명예회복 위해 끝까지 행동할 것”
10·29 이태원 참사 4주기를 맞아 희생자 유가족들이 특별법 제정과 정권 교체에도 진상규명이 기대만큼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와 철저한 책임 규명을 촉구했다.
유가족들은 특히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조사 기간이 연장된 만큼 남은 기간에 참사의 구조적 원인과 국가기관의 책임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희생자들의 명예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해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목소리는 4·16해외연대와 미시간 세사모, 샌프란시스코 공감, 스프링 세계시민연대가 공동으로 마련한 이태원 참사 4주기 온라인 추모식 및 유가족 간담회에서 나왔다.
행사에는 희생자 고(故) 이주영 씨의 아버지 이정민 씨를 비롯한 유가족들과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지난 4년간의 삶과 진상규명 과정의 문제점, 앞으로의 과제를 공유했다.
참석자들은 참사 이후 네 번째 가을을 맞았지만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진실과 책임 규명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해외동포들의 연대가 진상규명에 중요한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4년이 지나도 그날은 여전히 현재”…해외동포들의 추모와 연대
추모식은 4·16해외연대 유정선 씨의 사회로 희생자들을 기리는 묵념과 추모사 낭독, 유가족 간담회 순으로 진행됐다.
유 씨는 “4년이 지났지만 그날을 기억하는 마음은 여전히 현재”라며 이번 행사가 단순히 슬픔을 나누는 자리를 넘어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연대의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적 참사는 시간이 흐른다고 개인적인 상담이나 치유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며, 참사의 원인을 밝히고 희생자를 기억하는 동시에 살아남은 사람들의 삶과 회복을 사회 전체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모사를 낭독한 4·16해외연대 유문조 씨는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가 서로 다른 사건이지만 공통된 질문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2014년 4월의 바다와 2022년 10월의 골목은 서로 다른 참사입니다. 그러나 두 참사는 같은 의문을 남겼습니다. 왜 예방할 수 있었던 참사가 일어났는가, 왜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묻는 일은 이토록 어려운가.”
그는 “정권은 바뀌었지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라며 희생자들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가족과 친구, 이루지 못한 꿈과 미래를 가진 소중한 존재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가족들에게 “여러분이 홀로 견디도록 두지 않겠다”며 “기억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진실을 묻고 책임을 요구하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계속 행동하겠다”고 약속했다.
“법이 만들어지면 다 될 줄 알았다”…유가족들이 돌아본 4년
간담회에 참석한 유가족들은 자녀를 잃은 슬픔을 견디는 동시에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보낸 지난 4년의 시간을 돌아봤다.
고 이상은 씨의 어머니 강선이 씨는 “4년을 어떻게 버텼는지 잘 모르겠다”며 “멀쩡하게 잘 지내다가도 어느 순간 무너지는 경험을 반복하면서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10월이 되면 딸을 떠나보낸 시간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며 “그 시간들을 또다시 살아가게 되는 어려운 시기”라고 설명했다.
아버지 이성환 씨 역시 아내와 서로 의지하고 위로하면서 딸의 명예회복과 진상규명을 위해 살아왔다고 밝혔다.
고 이주영 씨의 아버지이자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인 이정민 씨는 지난 4년을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유가족들이 참사 이후 오랜 시간 거리에서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고, 정권이 바뀐 뒤에는 법을 통해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달랐다고 말했다.
“법이 만들어지면 다 될 줄 알았는데 법이 만들어진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고 유연주 씨의 아버지 유형우 씨는 자녀들이 열심히 살아가던 청년들이었다며, 참사 이후 딸의 명예를 회복하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세상에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진상이 규명되고 아이들의 명예가 회복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 신애진 씨의 아버지 신정섭 씨는 지난 4년을 “고무줄에 묶여서 걸어가는 것 같은 시간”에 비유했다.
그는 “막 달려가다가 밤이 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고 나락 속으로 떨어지는 느낌”이었다며, 고통 속에서 노동 현장에서 목숨을 잃는 젊은 노동자들과 팔레스타인에서 고통받는 사람들 등 다른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 씨는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 역시 다른 사회적 고통과 연대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딸에게 쓰는 일기와 그림, 생일마다 차리는 밥상…일상 속 이어지는 기억
이번 간담회에서는 유가족들이 세상을 떠난 자녀를 기억하며 일상 속에서 슬픔을 견뎌온 방식도 소개됐다.
고 신애진 씨의 아버지 신정섭 씨는 딸을 떠나보낸 뒤 매일 새벽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그 기록을 모아 『특별한 날은 특별히 아프다』라는 책을 펴냈다고 밝혔다.
그는 딸을 찾은 뒤 잠에서 깨어났을 때 딸에 관한 기억을 하나도 잃고 싶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애진이에 대한 생각과 모든 것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새벽에 글을 끄적였던 게 일기가 됐고, 매일 새벽 일기를 쓰게 된 게 지금까지 이어졌습니다.”
그에게 일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딸과 만나는 시간이었다.
신 씨는 “일기를 쓰는 시간은 애진이와 제가 둘이서만 만나는 시간”이었다며 처음에는 출판할 생각이 없었지만 아내의 권유로 책을 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어머니 김남희 씨는 그림으로 딸을 기억해 왔다. 그가 펴낸 책 『아로새기다』의 제목은 딸이 생전에 좋아했던 단어에서 가져왔다.
김 씨는 딸이 어린 시절부터 운영했던 블로그에서 ‘아로새기다’라는 말을 좋아한다는 글을 발견했다며, 마음에 또렷이 기억한다는 뜻을 책 제목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딸을 잃은 뒤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마다 그림을 그렸으며, 처음에는 딸에 대한 그리움만을 담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사람들의 아픔도 그림 속에 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항상 지금 살아가는 길이 애진이에게 가는 길입니다.”
고 이상은 씨의 어머니 강선이 씨는 딸의 생일마다 청년들과 시민들을 초대해 식사를 나누는 ‘상은이 청년 밥상’을 이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행사는 딸의 첫 번째 생일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던 중 지인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강 씨는 딸과 비슷한 또래의 청년들, 어려운 환경에 있는 청년들과 함께 식사하면서 딸의 생일을 기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내가 밥 한 끼를 엄마가 차려준다는 마음으로 함께 기억하고 생일을 보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청년 밥상은 딸을 추모하는 자리를 넘어 참사를 기억하고 유가족 곁을 지켜준 시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자리로 확대됐다.
강 씨는 “제가 살아 있는 동안 상은이의 생일을 그렇게 함께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유가족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자녀와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이정민 씨는 집 입구에 딸의 전신사진을 걸어두고 외출할 때와 귀가할 때마다 인사를 건넨다고 했으며, 유형우 씨는 매일 아침 딸에게 인사하고 기도하며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딸과 대화한다고 말했다.
이성환 씨는 아침마다 딸의 방에 들어가 사진을 보고 기도한 뒤 출근할 때 다시 인사를 건넨다고 밝혔다.
그는 이태원 참사를 사회에 알리는 일 자체가 딸을 기억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SNS를 통해 관련 소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조위 조사 기간 1년 연장…”구조적 원인과 국가기관 책임 밝혀야”
간담회에서는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조사 진행 상황과 향후 과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인 이미현 씨는 특별법 제정과 특조위 구성 과정에서 시민대책회의가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시민사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조위 출범 이후 조사 성과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지난 1년간 충분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특조위 내부 갈등과 조사 방향 설정의 문제, 조사 인력 부족 등이 진상규명 작업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유가족들은 희생자 개개인의 행적뿐 아니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경찰·소방 등 관계기관이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떤 책임을 다하지 못했는지 밝혀지기를 원하지만, 이러한 구조적 원인에 대한 조사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씨의 설명에 따르면 특조위는 지난해 6월 17일 조사를 개시했으며, 당초 조사 기간과 3개월 연장 기간을 거쳐 올해 9월 17일까지 활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특별법 개정으로 조사 기간이 추가 연장돼 내년 9월까지 조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 씨는 남은 기간이 참사의 원인과 국가기관의 대응 실패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은 1년 동안 조사 방향이 흔들리지 않고 충실하게 조사가 이루어져 가족들이 알고 싶어 했던 참사의 원인과 구조가 실패한 원인에 대해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민 씨 역시 유가족협의회가 결성된 가장 큰 목적은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데 있다며, 연장된 조사 기간에 유가족들이 가진 의혹이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까스로 기간을 연장해 1년이라는 시간을 더 벌었는데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그 시간은 굉장히 소중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법 제정을 위해 거리에서 활동했던 당시의 마음가짐으로 남은 조사 기간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예방 실패뿐 아니라 구조 실패도 조사해야”…공익감사·책임 규명 요구
이날 간담회에서는 참사 발생 이전의 안전관리 실패뿐 아니라 사고 발생 이후 구조와 응급의료 대응이 적절했는지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이미현 씨는 참사 당시 112와 119 신고가 잇따랐음에도 신속한 구조가 이루어지지 못한 경위에 대한 조사가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정부 합동감사를 통해 경찰과 서울시, 용산구 등 관계 공무원 62명에 대한 징계가 이루어졌다고 설명하면서도, 소방의 현장 대응과 구조 지연 문제는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고 현장에서 구조 인력 동원과 응급의료 대응에 관한 판단이 적시에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씨는 초기 구조와 응급조치가 더 신속하게 이루어졌다면 인명피해를 줄일 가능성이 있었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특조위 청문회에서 일부 관련 진술이 나왔더라도 그것만으로 책임 소재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라며, 추가 조사와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밝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일부 관계자들이 형사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상황에 대해서도 형사책임과 공직자로서의 행정적·사회적 책임을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해서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며 공직자들이 당시 맡은 역할을 적절히 수행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은 관계기관들이 참사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게 사과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정민 씨는 “정권이 바뀌면 다 될 줄 알았는데 현실적으로 보면 정권만 바뀌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자료 제공과 조사 협조를 요구했다.
이상은 씨의 아버지 이성환 씨는 정부와 특별법, 특조위에 지나치게 기대했던 것 같다고 돌아보면서 유가족들이 직접 정보공개 청구 등을 통해 자료를 확보하고 조사 결과를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대책회의 측은 유가족들이 청와대 앞에서 100일 넘게 1인 시위를 이어오고 있으며, 정부기관의 적극적인 협조와 자료 제출을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남희 씨도 관계기관의 대응을 확인하기 위한 공익감사가 필요하다며 요청된 공익감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제기된 구조 지연과 기관별 책임에 관한 내용은 시민대책회의 측의 평가와 문제 제기로, 개별 공직자의 법적 책임이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권 교체만으로 진실 밝혀지지 않아”…시민의 관심과 감시 강조
참석자들은 진상규명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조사기관의 활동과 함께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현 씨는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수사와 기소 현황을 정리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관련 자료를 통해 수사와 재판의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형사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이 곧바로 공직자로서의 모든 책임이 없다는 뜻은 아니라며, 관계기관과 공직자들이 당시 맡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 교체만으로 진상규명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시민들의 관심이 정치권과 수사기관의 적극적인 대응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힘이라고 강조했다.
“정권 하나 바꿨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시민들이 관심을 보여야 정치권이나 수사기관도 더 집중하게 됩니다.”
이정민 씨 역시 유가족협의회 활동을 통해 시민들의 기억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시민들이 이태원 참사를 계속 기억하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책임 있는 권력자들이 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멀리 떨어져 계시지만 여러분이 기억해 주시는 힘이 진상규명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큰 걸음이 될 것”이라며 해외동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유형우 씨는 희생자들이 남긴 사회적 교훈을 함께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물질적인 가치보다 생명을 존중하고 서로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며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계속 기억해 달라고 호소했다.
신정섭 씨는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밝히는 일이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다른 사회적 재난의 진실을 규명하는 데에도 의미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는 유가족이기도 하지만 또한 시민이기도 하다”며 다른 사회적 참사 유가족들과도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선이 씨도 “유가족은 평생 유가족일 수밖에 없다”며 비슷한 아픔을 겪는 사람들과 연대하면서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희생자 명예회복은 진상규명에서 시작”…기억에서 행동으로
유가족들은 참사의 원인을 밝히고 국가와 관계기관의 책임을 규명하는 일이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성환 씨는 참사 발생 4년이 지난 지금도 유가족과 희생자들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과 2차 가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온라인 댓글에서 희생자와 유가족을 비난하는 내용을 접할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고 토로했다.
이 씨는 “진정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지고 국가의 책임이 명확하게 밝혀져야 아이들의 명예가 회복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가 참사 당시 무엇을 잘못했고 어떤 책임을 다하지 못했는지 국민들에게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성철 씨도 특별법과 특조위 출범에 기대를 걸었지만 지난 1년을 지켜보면서 진상규명을 어느 한 기관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특조위의 조사 과정과 문제점 등을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국내외 여론을 형성하는 데 유가족들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고 김재강 씨의 아버지 김영백 씨는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연장된 특조위 조사 기간에 충실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추모식과 간담회에서는 희생자를 기억하는 방식과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하나로 이어졌다.
유가족들은 자녀의 사진에 매일 인사를 건네고, 일기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생일에 청년들과 식사를 나누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떠나간 가족과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 공통으로 강조한 것은 개인의 슬픔을 견디는 것만으로는 참사의 상처가 온전히 치유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참사가 왜 발생했는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및 관계기관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어떤 역할을 했어야 했는지, 사고 발생 이후 구조와 대응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밝히는 일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조사 기간이 연장된 특조위가 남은 기간에 구조적 원인과 기관별 책임을 충분히 규명할 수 있을지가 향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유가족들은 진상규명 결과가 단순한 보고서 작성에 그치지 않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히며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유정선 씨는 행사를 마무리하며 “이름을 부르고 책을 읽고 밥 한 끼를 나누는 그 모든 일이 떠나신 분들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기억이 쌓여 다시는 같은 밤이 반복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2년 10월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 이후 네 번째 가을을 맞았지만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해외동포들과 유가족들이 이날 함께 확인한 메시지는 분명했다.
희생자를 잊지 않는 기억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행동으로 이어져야 하며,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출처 JNC TV를 밝혀 주실 경우 자유롭게 인용 보도 하실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