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Root Initiative 이현주 대표,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 내 한국관 보존 호소
-한국관, 단순 전시 공간 아니라 우리 정체성과 자긍심 지키는 상징적 공간
-한국관 전담 큐레이터 유지해야…토론토서 ‘31달러 챌린지’ 확산

 

-서소영 기자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ROM) 내 한국관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한인사회의 자발적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재외동포들이 중심이 되어 한국 문화의 뿌리를 보존하고 다음 세대에 계승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코리아 루트 이니셔티브(Korea Root Initiative·KRI)’ 캠페인이 그 주인공이다.

이 캠페인을 이끌고 있는 이현주 대표는 최근 JNC TV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라 우리 정체성과 자긍심을 지키는 상징적 공간”이라며 “지금이야말로 이를 지켜낼 ‘문지기’를 세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KRI는 지난해 추석을 계기로 ROM 내부에서 공식 출범했다. 당시 한국 전통무용 공연과 함께 단체의 취지를 알리는 런칭 행사가 열렸고, 이후 본격적인 캠페인은 올해 3월 1일부터 시작됐다. 이 대표는 “처음에는 단체의 존재를 알리는 데 집중했지만, 이제는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가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KRI를 시작하게 된 배경에는 개인적 문제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ROM에 들어가면 중국관을 지나 위쪽에 한국관이 있는데, 그 배치와 환경이 늘 안타까웠다”며 “하지만 직접 나설 방법이 없던 차에 한국관 개선 프로젝트를 접하면서 행동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관 전담 큐레이터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목격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 대표는 “전문 큐레이터가 계약직 신분으로 행정 업무까지 혼자 감당하는 현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이 인력이 사라지면 지금까지 구축된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관은 전담 연구 큐레이터의 존재 여부에 따라 전시 수준과 유물 관리 상태가 크게 좌우되는 상황이다. 과거에는 한국 유물을 전문적으로 관리할 인력이 부족해 타 분야 큐레이터가 임시로 맡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전문성이 없는 상태에서는 유물의 가치와 맥락을 제대로 전달하기 어렵다”며 “체계적인 연구와 보존을 위해 전담 큐레이터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에 KRI는 ‘31달러 챌린지’를 핵심 캠페인으로 내세웠다. 이는 3·1절의 의미를 담아 누구나 31달러를 기부해 한국관을 지키는 데 참여하자는 풀뿌리 운동이다. 이 대표는 “소수의 큰 후원보다 다수의 참여가 더 큰 의미를 가진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의 참여가 모여 ‘우리의 한국관’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주식 한 주를 가진 사람이 회사의 주인이라고 느끼듯, 31달러를 기부한 사람은 한국관의 주인이 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공동체 의식과 문화적 자긍심이 형성된다”고 덧붙였다.

KRI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세대 간 문화 정체성 연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성장하는 2·3세 한인들에게 한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이 대표는 “최근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 근간에는 전통 문화가 있다”며 “전통이라는 ‘코어’가 있어야 K-문화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스스로 문화를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으면 그 가치는 오래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소년들에게 “뿌리를 튼튼히 지키고 미래를 꽃피워 달라”며 참여를 당부했다. “31달러 챌린지를 통해 한국관을 함께 지켜낸다면, 그 공간은 곧 여러분의 것이 된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KRI의 활동은 단순한 문화 보존을 넘어 재외 한인사회의 정체성과 연대를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이 대표는 “작은 참여가 큰 변화를 만든다”며 “한국관이 다음 세대에게 자랑스러운 문화 유산으로 남을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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