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끝내고 평화협정 체결해야”…캐나다 한인 청년 청원, 연방 하원서 공식 발표
-캐나다 10개 주 762명 서명…민주평통 토론토협의회, 청원 확산·오타와 현장 활동 지원
-알리 에사시 의원, 한국전쟁 참전·희생 언급하며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촉구 청원 소개
-연방 하원 공식 기록에 남아…캐나다 정부, 45일 이내 공식 답변 예정

캐나다 한인 청년이 발의하고 캐나다 전역에서 762명이 서명한 한반도 평화 청원이 캐나다 연방 하원 본회의에서 공식 발표됐다.

캐나다 연방 하원의 알리 에사시(Ali Ehsassi) 의원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수도 오타와에서 열린 하원 본회의에서 1953년 한국전쟁 정전협정을 공식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촉구하는 전자청원 ‘End the Korean War, End All War’(한국전쟁을 끝내고, 모든 전쟁을 끝내자)를 발표했다.

이번 청원은 캐나다 한인 청년인 최혁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토론토협의회 청년분과위원이 개인 자격으로 발의한 것으로, 캐나다 10개 주에서 총 762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민주평통 토론토협의회(회장 이병룡)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청원이 캐나다 한인사회의 자발적인 시민 참여를 바탕으로 연방의회의 공식 의정 절차에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 캐나다 하원서 한국전쟁 희생 언급…“평화협정 위한 국제적 노력 지지해야”

알리 에사시 의원은 이날 청원을 발표하면서 한국전쟁 당시 캐나다의 참전 역사와 한·캐나다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에사시 의원은 “캐나다 현대사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 가운데 하나는 한국전쟁 당시 캐나다가 대한민국을 지원했던 일”이라며 “캐나다는 한국전쟁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의 병력을 파병한 국가였다”고 말했다.

이어 “2만6천 명이 넘는 캐나다인이 한국전쟁에 참전했으며, 그 가운데 516명이 목숨을 바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전쟁 당시의 희생과 양국 관계의 발전, 캐나다 전역에 형성된 한인사회를 언급하며 이번 청원의 배경을 소개했다.

에사시 의원은 “이번 청원은 평화협정의 부재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과 인도주의적 고통을 지속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청원인들은 1953년 정전협정을 대체할 공식적인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상 노력을 캐나다 정부가 공개적으로 지지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대한민국을 비롯한 동맹국들과 협력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위한 다자외교를 추진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원인들이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 캐나다 정부의 전략을 담은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고, 국제무대에서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적극적으로 옹호함으로써 캐나다가 국제적 지도력을 발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는 캐나다 연방 하원의 정규 의정활동 가운데 하나인 청원 발표(Presenting Petitions)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

에사시 의원은 발언을 시작하면서 자신의 지역구가 캐나다 전체 343개 선거구 가운데 한인 캐나다인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구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후 에사시 의원은 발언을 이어가며 청원의 주요 요구 사항을 설명했다.

■ 정전협정 73년…평화협정 체결과 다자외교 추진 요구

이번 청원은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한국전쟁 정전협정을 공식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을 캐나다 정부가 지지할 것을 핵심 요구로 담고 있다.

청원인들은 정전협정 체결 이후 73년이 지났지만 한반도에 공식적인 평화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상황에 주목하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원의 주요 요구 사항은 ▲1953년 정전협정을 대체할 공식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국제적 협상 노력 지지 ▲대한민국을 비롯한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통한 다자외교 추진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 캐나다 정부의 전략 보고서 의회 제출 ▲국제무대에서 평화적 분쟁 해결과 공식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외교적 역할 확대 등 네 가지다.

특히 이번 청원은 한반도 평화 문제를 한국과 북한 사이의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캐나다가 평화 정착 과정에서도 외교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요청을 담고 있다.

다만 이번 하원 발표는 청원인들의 요구를 공식 의정 절차를 통해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캐나다 정부가 평화협정 추진을 공식 정책으로 채택하거나 의회가 관련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아니다.

■ 한인 청년 8명의 참여로 시작…캐나다 전역 762명 서명

이번 청원은 지난 9월 4일 한인 청년 등 8명의 참여로 시작됐다.

최혁 민주평통 토론토협의회 청년분과위원이 개인 자격으로 발의한 전자청원은 이후 지역사회 행사와 온라인 홍보 등을 통해 캐나다 전역으로 확산됐다.

민주평통 토론토협의회는 청원 초기부터 취지에 공감하고 청년분과위원회(위원장 황은영)를 중심으로 홍보와 시민 참여 확대를 지원했다.

청원은 토론토 한인 대축제와 토론토 평화마라톤 등 지역사회 행사에서 소개됐으며, 남진 토론토 콘서트,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행복한 대화’ 토론토 강연, 제39회 캐나다 한인상 시상식, 개천절 기념행사 등에서도 참여를 독려했다.

온라인 홍보와 지역사회 활동이 이어지면서 청원은 캐나다 10개 주 전체로 확산됐고, 최종적으로 캠페인 측 집계 기준 762명의 서명을 확보했다.

캐나다 연방 하원 전자청원이 의회 제출을 위한 인증 요건을 충족하려면 500명 이상의 유효 서명이 필요하다.

이번 청원은 캠페인 측 집계 기준으로 이보다 262명 많은 서명을 확보했다. 다만 762명은 캠페인 마감 당시 집계된 서명 수로, 캐나다 의회가 최종 인증한 유효 서명 수와는 구분된다.

■ 오타와 직접 방문해 연방 하원의원 면담…청원 취지 전달

청원 발표에 앞서 민주평통 토론토협의회 관계자와 청원 참여자들은 지난 27일 토론토에서 자동차로 약 5시간 거리인 오타와를 방문했다.

이들은 제이미 슈메일(Jamie Schmale), 매기 치(Maggie Chi), 바디시 채거(Bardish Chagger) 연방 하원의원 등을 만나 청원의 배경과 취지를 설명하고 한인사회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관심을 전달했다.

토론토협의회에 따르면 면담에 참석한 의원들은 한인사회의 시민 참여 활동을 격려하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의회에 의견을 전달해 달라고 당부했다.

청원의 의회 발표를 후원한 알리 에사시 의원과의 간담회도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토론토협의회와 오타와지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청원 활동과 한반도 평화 문제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토론토협의회는 청원 발표를 지원한 에사시 의원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어 28일에는 토론토협의회와 오타와지회 관계자들이 연방 하원 방청석에서 청원 발표를 지켜봤다.

토론토협의회는 당시 스콧 데이비슨(Scot Davidson) 의원도 청원 발표에 호응하며 방청객들에게 환영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 연방 하원 공식 기록에 남아…정부 답변 절차 이어질 예정

이번 청원 발표는 캐나다 제45대 의회 제1회기 정규 본회의에서 이뤄졌다.

캐나다 연방 하원은 정해진 의정 절차에 따라 시민들이 제출한 청원을 의원이 본회의에서 공식 발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본회의에서 이뤄진 청원 발표 발언은 하원 회의록(Debates)에 공개되며, 청원 발표 사실은 공식 의사록(Journals)에 기록·보존된다.

민주평통 토론토협의회에 따르면 정식으로 발표된 청원에 대해서는 캐나다 정부가 원칙적으로 45일 이내에 공식 답변해야 하며, 답변 내용도 하원 청원 웹사이트에 공개된다.

이에 따라 이번 청원에 대해 캐나다 정부가 어떤 입장을 밝힐지 관심이 모인다.

특히 정전협정을 대체할 공식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국제적 노력, 한국 등 동맹국과의 다자외교,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캐나다의 외교전략 등에 대한 정부의 답변이 주목된다.

토론토협의회는 캐나다 정부의 공식 답변이 나오면 원문과 한국어 번역문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 이병룡 회장 “한인 청년의 작은 시민활동, 연방의회까지 이어져”

이병룡 민주평통 토론토협의회 회장은 이번 청원이 한인사회의 자발적인 시민 참여를 통해 연방의회에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전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이번 청원은 캐나다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민주적인 시민 참여와 의회 절차를 통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목소리를 캐나다 연방의회에 전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한인 청년이 시작한 작은 시민활동이 캐나다 전역으로 확산되는 연방의 공식 의정절차까지 이어진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원에 참여해 주신 캐나다 각 지역의 시민들과 캠페인을 위해 함께 힘을 보태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한인사회의 관심과 시민외교 활동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토론토협의회는 앞으로도 캐나다 한인사회와 협력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캐나다 사회와 정치권에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는 시민외교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청원은 한인 청년이 시작한 시민 참여 활동이 캐나다 전역으로 확산돼 연방 하원의 공식 의정 절차에 이른 사례로, 향후 캐나다 정부의 공식 답변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이번 청원의 캐나다 연방 하원 전자청원 번호는 e-7590이며, 공식 명칭은 ‘End the Korean War, End All War’다.

[알리 에사시 연방 하원 의원 한반도 평화 청원 발표 연설 전문]

의장님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저는 이 의회에서 종종 제 지역구가 캐나다 전국 343개 선거구 가운데 한인 캐나다인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구라는 사실을 말씀드리곤 합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이 자리에 그분들 가운데 일부가 방청석에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은 저에게 큰 영광입니다.

이번 청원은 1953년 한국전쟁 정전협정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캐나다 현대사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 가운데 하나는 한국전쟁 당시 캐나다가 대한민국을 지원했던 일입니다.

실제로 캐나다는 한국전쟁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의 병력을 파병한 국가였습니다. 2만 6천 명이 넘는 캐나다인이 한국전쟁에 참전했으며, 그 가운데 516명이 목숨을 바쳤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과 더불어, 대한민국과 캐나다 사이의 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고, 캐나다 전역에는 상당한 규모의 한인사회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이들이 이번 청원을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청원은 한반도에 평화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상황이 군사적 긴장과 인도주의적 고통을 지속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에 청원인들은 1953년 정전협정을 대체할 공식적인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상 노력을 캐나다 정부가 공개적으로 지지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을 비롯한 동맹국들과 협력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위한 다자외교를 추진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 캐나다 정부의 전략을 담은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제무대에서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적극적으로 옹호함으로써 캐나다가 세계적인 지도력을 발휘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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