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학교 다큐 ‘우리학교’ 해외동포 온·오프라인 상영회 열려
-김명준 감독 “학생 수 감소·제도적 차별 속 교육 지속 어려움”
-“민족교육 지켜야”…해외 동포 관심·연대 필요성 제기

 

조선학교 학생들의 삶과 정체성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학교’ 온·오프라인 상영회가 지난 21일 오후 7시(미 동부 기준)에 열렸다. 이번 행사는 ‘우리학교와 함께하는 동포모임’ 주최로 진행됐으며, 온라인 상영은 줌(Zoom)을 통해, 오프라인 상영은 로스앤젤레스에서 각각 진행됐다. 상영 후에는 김명준 감독과의 대화 시간이 이어졌다.

2007년 제작된 ‘우리학교’는 일본 홋카이도 조선학교를 배경으로 학생들과 교사들의 일상을 담아낸 작품이다. 김 감독은 약 3년간 현지에 머물며 촬영을 진행했고, 1년 6개월에 걸친 편집 과정을 거쳐 영화를 완성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과 캐나다, 호주 지역 등에서 동포들이 참여했으며, 영어 자막과 통역이 제공돼 2세들의 이해를 도왔다. 참석자들은 약 2시간 10분 동안 영화를 관람한 뒤 조선학교의 역사와 현실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김 감독은 “처음에는 조선학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지만 현장에서 동포들과 학생들을 만나며 큰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며 “이후 삶의 방향이 바뀌어 지금까지 조선학교 지원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시민단체 ‘몽당연필’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조선학교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몽당연필’은 재일 조선학교 학생들을 위한 교육·교류 지원을 이어오고 있는 단체다.

행사에서는 조선학교의 현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김 감독에 따르면 홋카이도 조선학교의 학생 수는 과거 120여 명에서 현재 40명 미만으로 감소했으며, 기숙사 운영도 중단된 상태다. 고등과정(고급부) 학생들은 현재 별도 지역 학교로 이동해 기숙사 생활을 하며 수업을 받고 있으며, 본교에서는 사실상 운영이 중단된 상황이다.

재일 조선학교는 해방 직후 조선어 강습소 형태로 출발해 한때 약 500여 개에 달했으나, 현재는 약 60여 개 수준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아 있는 학교들 역시 학생 수가 급감한 가운데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감소 배경에는 일본 내 지속적인 차별과 제도적 제약이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학교는 교육 지원 정책에서 제외되는 등 불이익을 받아왔으며, 이러한 환경이 학교 유지와 학생 유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일 조선학교의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로부터 제도적 인정을 받지 못하는 현실도 지적됐다. 김 감독은 조선학교가 초·중·고뿐 아니라 대학 과정까지 이어지는 민족교육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교육기관”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일본 당국은 이를 정규 교육으로 인정하지 않고 ‘각종학교’로 분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내 이른바 ‘한국계 학교’와의 차이도 언급됐다. 일부 한국계 학교는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 정규학교 체계(일조교)에 편입돼 운영되며, 이 경우 문부과학성의 교육 지침을 따라야 한다. 이에 따라 위안부, 독도, 식민지, 강제동원 등 역사 문제와 관련한 교육 내용에 제약이 따를 수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조선학교는 자주적인 교육 유지를 위해 해당 체계 편입을 선택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조선학교는 고교 무상화 정책 등 각종 지원에서 제외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일본 내 동포 사회에서는 조선학교와 한국계 학교 간 학생·졸업생 교류가 지속되고 있으며, 공동 행사와 문화 활동도 이루어지는 등 일상적 교류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최 측은 “조선학교는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재일동포 사회의 정체성과 역사를 지키는 공간”이라며 “해외 동포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2026년 한 해 동안 관련 영화 상영과 강연을 이어가며 조선학교에 대한 이해를 높일 계획이다.

김 감독은 “어려운 상황일수록 동포 사회와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연대가 중요하다”며 “차별을 줄이고 교육 권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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