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포 선경석 씨 “평양 차량 통행 늘고 도시 전반 활기”
-택배·상업 활동 증가…밤 9시에도 차량 이동 분주
-‘20×10 정책’ 통해 매년 20개 시·군 현대화 추진
-“남북 문제의 본질은 종전…해외 동포가 교류 가교 돼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는 4월 중국 방문이 예고되고, 이재명 정부가 남북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기조를 보이면서 한반도 정세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을 직접 방문한 한 해외 동포의 방북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거주하는 선경석 씨는 최근 JNC TV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북한 사회는 지난 6년 사이 상상 이상으로 큰 변화를 겪고 있었다”며 “직접 가서 본 변화의 속도와 폭이 매우 컸다”고 말했다.

선 씨는 지난해까지 6·15공동선언 유럽위원회 상임대표를 5년간 맡았으며, 현재는 독일 남부 지역 동포 단체인 ‘글뤽아우프 복지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약 2주간 북한에 체류하며 평양을 중심으로 여러 지역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주민들 활기차고, 평양·지방 도시 모두 개발 속도 빨라”

선 씨는 “주민들이 전반적으로 활기차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으며, 생활 환경도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고 전했다. 그는 자강도, 남포, 라선(나진·선봉), 함경남·북도, 량강도, 강원도, 황해남·북도, 개성 등 여러 지역에서 평양을 방문한 차량들을 목격했으며, 평양에서 외교 차량들도 다수 목격했다.

그는 “과거에 비해 차량 통행이 눈에 띄게 늘었고, 업무 목적의 이동이 활발해 보였다”며 “코로나 이전과는 분명히 다른 풍경이었다”고 설명했다.

평양의 변화에 대해서는 “대규모 주거 단지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최근 화성지구에 5만 명 규모의 주택 단지가 완공돼 입주가 시작됐고, 강동 지역에서도 추가로 대규모 주택 건설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도로 구조, 가로수 배치, 자전거 도로와 보행자 도로가 체계적으로 분리된 도시 계획은 수십 년 전부터 정착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지방 도시 변화와 관련해서도 그는 “북한은 이른바 ‘20×10 정책’을 통해 매년 20개 시·군을 현대화하는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주택 개량뿐 아니라 학교, 병원, 공업지구까지 포함한 전면적 개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 씨는 “이 정책이 10년간 지속되면 약 200개 시·군이 모두 현대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군 인력 활용한 개발…핵 완성 이후 자신감 느껴”

선 씨는 이러한 대규모 개발이 가능한 배경으로 인력 구조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군인들이 개발 현장에 투입돼 도로 건설, 주택 정비, 자재 운송 등을 담당하고 있다”며 “2017년 핵 완성을 계기로 안보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병력 운용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전력 사정은 여전히 부족한 편이지만 석탄을 활용해 이를 보완하고 있으며, 건축 자재와 기본적인 산업 생산품의 상당 부분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택배 배달·상업 활동 증가…도시 생활상 변화 체감”

선 씨는 평양 시내에서 택배 배달원과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생활상의 변화를 전했다. 그는 “택배 배달원이 하루 평균 10건 정도를 배달하면 꽤 수입이 된다고 말했는데, 오후 늦은 시간에는 배달 건수가 적어 수입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자전거를 이용한 배달이 많았고, 전동 자전거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포장 방식도 종이 박스뿐 아니라 물품에 따라 자루에 담아 자연스럽게 배달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그는 “택배 서비스가 북한 전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설명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미래과학자거리·상업시설 등 도시 공간 다변화”

선 씨는 ‘미래과학자거리’를 방문해 “돛 모양을 형상화한 붉은색 건물 등 독특한 건축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며 “이 일대 아파트에는 우주·과학 분야에서 공로를 인정받은 과학자들이 거주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임금 수준은 일반 노동자와 큰 차이는 없지만, 주거 공간을 통해 보상이 이뤄지는 구조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그는 아리랑 식당, 화성낙원 불고기식당 등 여러 식당과 상업시설을 방문하며 “실내 장식과 분위기가 과거보다 훨씬 세련돼 있었다”고 평가했다.

화성지구 관광과 관련해서는 “경공업 전시장, 수출품 전시장, 결혼기념품 전시장, 컴퓨터 오락관, 약국, 정보기술 교류소, 대동강 맥주집, 중고 차량 매매소 등 다양한 시설이 집약돼 있었다”고 전했다.

또 5·1경기장, 대동강 유람선, 주체탑, 김일성광장, 인민대학습당, 창광유치원, 인민문화궁전, 평양빙상관, 락원백화점 등을 둘러보며 “도시 전반에 생활형 시설과 여가 공간이 확대된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밤 9시 무렵에도 평양 시내와 대동강 둑길 일대에서 차량과 택시가 분주하게 오가는 모습을 보며 많은 한국 사람들이 놀랄 만한 장면이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방북 비용 하루 160~180달러…미국 국적자는 제한”

해외 동포의 방북 여건에 대해서는 “현재는 외국 국적을 가진 해외 동포에 한해 제한적으로 가능하다”며 “독일이나 캐나다 국적자는 비교적 가능성이 높지만, 미국 국적자의 경우 미국 정부의 제한으로 사실상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북 비용과 관련해 “숙박비는 하루 70~90달러 수준이며, 차량 이용료와 식비를 포함하면 하루 평균 160~180달러 정도가 소요된다”며 “북경-평양 항공료는 편도 약 550~600달러 수준”이라고 밝혔다.

“어린이·교육 시설 우선 투자…유치원 환경 인상적”

선 씨는 북한 사회에서 어린이 정책이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는 “유치원 등 어린이 시설이 노인 복지 시설보다 우선적으로 정비돼 있었고, 아이들을 중심에 둔 정책 기조가 유지되고 있었다”며 “시설 수준도 과거보다 크게 개선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남북 문제의 본질은 종전…해외 동포가 교류의 가교 돼야”

선 씨는 인터뷰 말미에 해외 동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로 ‘종전과 평화체제 구축’을 강조했다. 그는 “남북 교류 자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휴전 상태를 종식하고 북미 간 평화협정이 체결되지 않으면 근본적인 변화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은 남과 북을 분리된 두 국가로 인식하는 방향으로 정책적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해외 동포들이 문화·예술·체육 분야를 중심으로 교류를 이어가는 것이 작은 민간 외교이자 현실적인 역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북한 예술단의 유럽 순회공연이나 여자축구 친선경기처럼 정치와 분리된 교류가 지속돼야 한다”며 “해외 동포들이 북한 사회를 직접 보고 알리는 과정이 남북은 물론 국제사회에도 의미 있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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