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기념 ‘한반도 평화와 재외동포 역할’ 국회 세미나 개최
-재외동포 정책과 관련 법제 개선 논의
-“재외동포, 남북을 잇는 오작교 역할 필요”
-국회 130명 참석, 온라인 전 세계 170명 이상 참여

 

광복 80주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와 재외동포의 역할’을 주제로 한 재외동포 통일정책 세미나가 25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국회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과 이재강·이기헌 의원, 그리고 사단법인 평화·액션원코리아(AOK) 한국이 공동 주관했다.

세미나에는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김대중재단 재외동포위원회, 재외동포 신문방송언론인협회, 사단법인 평화의길, 민화협 해외동포위원회, 해외 촛불행동, 미주동포전국협회, 미주희망연대 등 다수 단체가 공동 주최했으며, 남북평화회의와 월드코리안 등이 후원했다. 광복절 직후인 8월 25일에 열린 만큼 참석자들은 이번 행사의 의미를 더욱 깊게 평가했다.

현장에는 130명이 참석했으며, 온라인 줌(Zoom)에는 미국, 한국, 독일,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방글라데시, 일본 등 전 세계에서 170명이 접속했고, 특히 독일에서는 새벽 3시임에도 불구하고 열 명의 한인들이 모여 시청해 눈길을 끌었다.

행사는 정연진 AOK 한국 상임대표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국기에 대한 경례와 순국선열·호국영령·통일운동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어 강종일 한반도중립파연구소장, 김동진 남북평화회의 공동대표, 김태일 여운영기념사업회 이사장 등 각계 인사들이 소개됐다. 특히 94세 원로 언론인 박기병 재외동포신문방송인협회 이사장이 직접 참석해 큰 박수를 받았다.

개회사를 맡은 김영배 의원은 “1945년 해방만큼 중요한 갈림길이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다”며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대한민국이 어떤 길을 선택할지, 한반도가 어디로 나아갈지가 매우 중대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재외동포 정책 역시 시대적 전환에 맞춰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오늘 논의가 법 개정과 제도 보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서면 축사를 통해 “무너진 남북관계를 다시 세우기 위해 정부가 과거 합의를 토대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재외동포의 연대와 참여는 평화를 국제사회로 확장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재강 세계한인민주회의 수석부의장은 “남과 북의 화해와 통합을 이끌어내는 데 재외동포의 역할이 크다”고 밝혔으며, 이기헌 민주당 의원도 “이번 세미나는 재외동포와 한반도 평화를 관련법 개정의 관점에서 논의한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김성곤 사단법인 평화 이사장은 “대한민국 국회 역사상 처음으로 남북의 재외동포 정책을 비교·논의하는 자리”라며 “재외동포들이 남북 관계의 단절을 메우는 오작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은 ‘해외동포 권익옹호법’을 통해 통일과 민족 대단결을 명시하고 있으나, 우리 정부의 재외동포 기본법에는 통일 관련 언급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한은 병역을 마치지 않은 재외동포 남성에게 여러 제약을 두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며 “재외동포가 남북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욱 의원도 “냉전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국제 질서가 재편되는 가운데 대한민국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재외동포들이 각국 사회에서 한반도 평화의 지지 기반을 넓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축사가 전해졌다. 홀로코스트 소송에서 독일을 상대로 70억 달러의 배상금을 이끌어낸 세계적 인권 변호사 배리 피셔(Barry A. Fisher)는 한국 강제징용·위안부 피해자 소송을 1999년부터 2006년까지 무보수로 지원했으며, 2008년 노근리평화재단 인권상을 받은 바 있다. 피셔 변호사는 이날 메시지에서 “국가보안법 개정과 같은 필요한 조치가 이뤄질 때 재외동포가 두 개의 코리아를 하나로 잇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통일 코리아는 국제사회에서 정치·문화적 위상을 높이고 평화와 연대를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미나 후반부에서는 재외동포 정책과 관련 법제 개선, 그리고 남북 관계 속 해외 동포의 역할에 대한 심도 있는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범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은 “최근 한국 사회에서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고 있으며 특히 20·30대에서 ‘통일은 필요 없다’는 응답이 다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에는 90% 이상이 통일을 원했지만 지금은 절반 이상이 불필요하다고 답한다”며 “경제적 부담과 사회적 갈등 우려가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일 인식을 회복하려면 남북 교류 협력과 평화 체제 정착이 선행돼야 하며, 이 과정에서 재외동포가 남북을 연결하는 창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노창현 재외동포신문방송인협회 회장은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통일 의지가 위축된 듯 보이지만 여전히 통일을 지향하는 국민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희망”이라며 “남북 교류가 재개되면 여론은 급격히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일은 미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니며, 베를린 장벽 붕괴처럼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또 “재외동포법, 재외동포 기본법, 재외국민 주민등록법 등이 서로 혼재해 현장에서 혼란을 낳고 있다”며 “특히 ‘교포’라는 용어는 차별적 뉘앙스를 띠므로 더 이상 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2022년 제정한 ‘해외동포 권익옹호법’을 언급하며 “남측 법보다 오히려 포괄적이고 적극적인 측면이 있다”며 “우리도 포괄적 동포 정의 확립, 언론 지원법 제정, 국제적 권익 보호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해외 동포 언론은 동포사회를 지탱하는 핵심 축임에도 만성적 재정난과 제도적 무관심에 방치돼 있다”며 “잘 키운 동포 언론 하나가 열 대사보다 낫다”고 강조했다. 그는 “21세기 통일 기반은 글로벌 한민족 공동체여야 한다”며 “해외 동포는 남북을 잇는 최후의 오작교”라고 비유했다.

이후 진행된 패널 토론에는 발제자들과 김성곤 이사장이 참여했다. 토론 시간은 15분으로 축소됐지만 현장 청중과 온라인 참가자들의 활발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보스턴에서 참여한 이금주 씨는 “현지에서 연방의원을 만나 한국전쟁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며 “재외동포들이 각국 사회에서 평화의 지지 기반을 넓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재외동포 정책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 시대를 준비하는 핵심 축이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으며, 기념촬영을 끝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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