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건립 9주년…기림일 맞아 문화제 개최
-한인·호주 시민 150여 명 참석…“역사적 진실 기억·전승해야”
-다큐 상영, ‘살아있는 소녀상’ 퍼포먼스, 노래, 낭독, 무용 등으로 피해자 추모
호주 시드니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8월 14일)을 앞두고 평화의 소녀상 건립 9주년을 기념하는 문화제가 열렸다.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연대(대표 박은덕)와 호주한인교육문화센터(KCC Inc.)는 지난 9일 오후(현지시간) 시드니 한인회관에서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문화제·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건립 9주년’ 행사를 공동 주관했다. 행사에는 한인 동포와 호주 시민 등 약 150명이 참석해 피해자들을 추모하고 기억을 이어갔다.
8월 14일은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날로, 한국 정부는 2018년부터 이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기림일, 그것이 알고 싶다’를 주제로 한 문화 공연이 진행됐다. 길원옥·얀 러프 오헌(Jan Ruff-O’Herne)·김복동·이남이 할머니 등 피해자들의 삶을 다큐 상영, 음악, 낭독, 무용 등으로 재구성해 관객들의 깊은 울림을 자아냈다.
또한 초대 가수가 영화 ‘김복동’ OST인 ‘꽃’과 ‘라구요’를 불러 행사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특히 소녀상 의상을 입고 전통가락에 맞춘 현대무용을 선보인 청년 무용수의 ‘살아있는 소녀상’ 퍼포먼스가 큰 박수를 받았다.
박은덕 대표는 환영사에서 “시드니 소녀상 건립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존엄과 역사를 지키기 위한 연대의 결실”이라며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증언을 다음 세대가 기억하고 행동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소녀상 건립 1주년 기념식에서 당시 성남시 이재명 시장(현 이재명 대통령)이 “기억하지 못하는 역사는 되풀이됩니다. 평화의 소녀상은 인권과 평화, 보편적 인류애를 말하는 우리의 양심입니다. 더 많은 곳에서 더 많은 이들이 행동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메시지를 전했다고 소개했다.
강병조 KCC 대표는 “호주에도 얀 러프 오헌 할머니가 있었다”며 “전시 성폭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만큼 국제적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길옥순 할머니를 추모하며 “길 할머니는 9년 전 행사 때도 앞자리에 계셨고, 기록에서도 확인되듯 시드니를 여러 차례 방문해 우리와 만남을 가졌던 분”이라고 말했다.
소녀상 건립 과정에서 헌신한 빌 크루스 목사(애시필드 연합교회)에 대한 감사 인사도 이어졌다. 크루스 목사는 일본 측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소녀상 설치 공간을 제공하며, 호주 내 인권운동가로 알려져 있다.
행사 참석자들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특정 국가의 과거사가 아닌 인류 보편적 인권 문제임을 강조했다.
한 참석자는 “왜 호주에서까지 기억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곤 하지만, 이는 단지 한국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전체의 역사적 교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참가자는 “시간이 지나면 증언은 잊히기 쉽다. 그러나 우리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피해자들의 고통은 역사 속에서 사라지고 만다”며 “오늘의 모임이 그 기억을 지켜내는 작은 불씨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에서도 연대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평화의 소녀상’ 조각가 김운성·김서경 작가는 “호주의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지 벌써 9주년이 됐다”며 “여러분의 노력이 한국에도 전해지고 있고, 저희도 많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앞으로도 연대와 기억의 힘으로 함께 나아가겠다”고 전했다.
시민단체와 개인들의 응원도 이어졌다.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은 “소녀상 건립 9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멀리서도 늘 응원하겠다”고 전했고, ‘김복동의 희망’은 “제13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과 시드니 소녀상 9주년을 함께 축하하며 끝까지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에서 416 TV 방송국을 담당하고 있는 단원고 2학년 1반 17번 문지성 양 아빠 문종택 씨도 “인권과 안전한 세상, 민주주의가 바로 설 수 있는 날까지 함께 힘내자”고 전해 현장에 감동을 더했다.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은 2016년 성남시의 후원으로 제작돼 세워졌으며, 미국·캐나다에 이어 해외 네 번째로 건립됐다. 올해 9주년을 맞은 소녀상은 한인 사회뿐 아니라 호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기억과 교육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이번 문화제에는 광복회 호주지회,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 호주), 호주한인상공회의소, 세계한인무역협회(OKTA) 등 다양한 한인단체가 협력·후원했다. 참석자들은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죄와 법적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역사가 다음 세대까지 잊히지 않도록 연대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출처 JNC TV를 밝혀 주실 경우 자유롭게 인용 보도 하실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