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ste of Korea’… 내쉬빌서 K-문화 위상 드높여
-외국인 97%, 4천여 명 참석해 성황리에 마쳐
-태권도·부채춤·오징어 게임·K팝 댄스 챌린지·난타 공연에 박수 쏟아져
-한인 청소년 수십 명 자원봉사 참여, 민간외교 빛났다
지난 5월 31일 토요일, Music City로 유명한 예술 도시, 테네시주 내쉬빌의 ‘플라자 마리아치(Plaza Mariachi)’가 오랜만에 한국의 정취로 가득 찼다. 국제청소년연합(International Youth Fellowship)과 ‘Rise Up Together’가 공동 주최한 ‘Taste of Korea’ 행사에는 주최측 추산 4천여 명이 참석해, 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며 공연을 관람했다.
특히 수십 년 동안 고국을 찾지 못한 한인 할머니가 미국인 며느리, 그리고 코리안 아메리칸 손자·손녀와 함께 3대가 한자리에 모여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참가자의 97%가 외국인이었으며, 이민 1.5세와 2세 청소년들, 그리고 현지 다민족 사회가 함께한 이번 행사는 ‘한인사회의 자부심이자 민간 외교의 힘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어린이의 손에서 전해진 감사의 선물
행사의 첫 시작은 특별한 장면으로 장식됐다. 한국에서 미국에 온 지 불과 100일 남짓 된 심하연(10) 양과 심규민(7) 군이 미국 적십자사 지역 커뮤니티 연락 담당자이자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 자원봉사자인 데브라 피셔(Debra Fisher) 씨에게 꽃다발과 직접 그린 그림을 전달했다. 두 아이는 수천 명의 관객 앞에서 “모두를 위해 선한 일을 실천하는 적십자사에 감사드린다”는 뜻을 전했다.
두 아이의 부모는 “아직 어린 두 아이가 무언가 봉사하고 싶다며 나섰고, 이렇게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데 감사드린다”며, “우리 아이들이 작지만 진심을 담은 손길 하나가 미국 사회에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미국 적십자사에서 데브라 피셔 씨를 비롯해 주디 링크(Judy Link), 조이스 페이지(Joyce Page) 씨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소녀시대 고전무용단부터 김성민 사범의 태권도 시범까지… 무대는 열기 ‘후끈’
이날 무대에서는 내쉬빌 소녀시대 고전무용단이 아리랑 선율에 맞춘 우아한 부채춤과 난타 공연을 선보였고, 클락스빌 은혜무용단의 박기순 고전무용가는 북춤(Korean percussion)으로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전했다. 특히 내쉬빌 소녀시대 고전무용단은 평균 연령이 70대 임에도 불구하고,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과 완성도 높은 무대로 큰 감동을 주었다.
이어 클락스빌 은혜무용단의 박경순 단장은 ‘홀로 아리랑’에 맞춰 솔로 고전무용을 선보인 뒤, 장고를 연주하며 아리랑을 불러 깊은 감동을 안겼다. 박 단장은 17년째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돌보며 예술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울림이 더욱 컸다.
한편, 4시간 반을 운전해 켄터키주 렉싱턴에서 온 김성민 사범(미국 내 태권도 대회 3회 금메달리스트, 현 켄터키주 렉싱턴 한인회장)은 태권도 시범을 펼쳐 뜨거운 박수를 받았으며, 현장에서는 참가자들이 직접 태권도를 배워보는 체험 시간도 마련됐다.
대한민국의 유구한 역사를 상징하는 왕과 왕비의 궁중 복식을 재현한 패션쇼는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았다.
문화 체험에 줄 잇는 관람객… “한식은 순식간에 동나”
5인 1조로 발에 줄을 묶은 채 딱지치기, 공기놀이, 비석치기, 팽이치기, 제기차기 등 ‘오징어 게임’ 속 전통 놀이를 체험하는 마당은 참가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으며, 모든 코스를 최단 시간에 완주한 1등 팀에게는 상이 수여됐다.
K-POP 댄스 챌린지에는 수십 곡에 맞춰 10대 청소년들이 무대를 장악했다. 또한 현장에서는 한복 입기, K-뷰티 체험, 글자를 특이하게 장식을 깃들여 쓰는 캘리그래피(Calligraphy), 색종이 등을 접는오리가미(Origami), 페이크 타투(Tattoo) 등 다양한 체험부스가 운영됐다.
한식 코너에는 총 2,500인분의 한국 음식(불고기, 떡볶이, 만두, 콘도그)이 판매되었으며, 몰려드는 인파로 인해 조기 소진됐다. 추가로 제공된 한국식 호떡도 순식간에 매진됐다.
행사 자원봉사자들은 “많은 분들이 주차 공간 부족과 음식 부족으로 불편을 겪으셨다”며, “다음 행사에는 더욱 철저한 준비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민초들의 헌신이 K-문화 위상 높였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문화 홍보를 넘어 ‘보이지 않는 민간 외교’의 현장이기도 했다. 클락스빌에서 아침 7시 30분부터 아이들을 픽업해 내쉬빌로 이동한 학부모들과 자원봉사자들, 수고를 아끼지 않은 동포들은 “내 자녀에게 뿌리를 심어주고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아일라 박(11학년), 김다은(11학년), 레이몬드 박(9학년), 오드리 박(10학년), 프리스카 신(11학년) 학생 등은 각자 캘리그래피, 오리가미, 타투 체험부스에서 묵묵히 봉사하며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섰다. 행사장을 찾은 밴더빌트대학교 여교수협회 관계자들은 “이렇게 많은 외국인들과 청소년들이 한국 문화를 자발적으로 전파하고 있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날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은 이름을 내세우지 않은 7세 어린이부터 80세를 넘긴 어르신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주류 사회에서 소외되기 쉬운 지역 다민족 이웃들과 함께하며, 유례없는 규모의 민초들이 모여 이뤄낸 K-리더십의 전형을 보여주는 뜻깊고 감동적인 행사로 기록되었다.
“한국인은 따뜻하다”… 외국인 관람객들의 감동 어린 반응
행사에 참석한 외국인들은 “한복을 입고 한글을 써보며 특별한 경험을 했다”며, “한국 음식은 정말 맛있고, 사람들도 매우 친절하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는 현장에서 한국 아이들에게 음식을 사주고 선물을 건네기도 했다.
“미국에서 태어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던 우리 아이들이 오늘을 통해 ‘나는 한국인이다’라는 자긍심을 느끼게 되었다”며, 한 학부모는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함께 만들어낸 기적”… 감사의 물결 이어져
광역 내쉬빌 한인회를 4년간 이끌었으며, 내쉬빌 시장실 직속 문화·소통 대사(Cultural and Communication Ambassador)이자 비영리 단체 Rise Up Together를 설립해 국제적 인류애를 실천하고 있는 신희경(Rabecca Shin) 회장은 이번 Taste of Korea 행사에서 홍보, 프로그램 기획, 행사 중 보조 MC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아 “도울 수 있음만으로도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존경하는 Luis 목사님과 Mariza 사모님, 김성민 태권도 사범님, 유상록 목사님 내외, Phil 사회자님, Good News Memphis 교회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여러 주와 도시에서 자원한 공연자들, 수많은 국제 청소년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참여 덕분에, 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관람객이 찾았음에도 아무 사고 없이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뜻깊은 국제 행사에서 촬영된 사진들은 행사에 참여한 밴더빌트대 여성 교수협회와 다민족 참가자들이 자랑스럽게 공유하며, 대한민국 문화를 직접 체험한 따뜻한 이야기들과 함께 SNS를 통해 널리 퍼지고 있다.

심규민(7) 군과 심하연(10) 양

아름답고 강력한 협동정신을 발휘한 국제 청소년 자원봉사자들

할머니, 어머니, 손자, 손녀—3대가 함께 참석+두 차례 멋진 공연을 선보인 내쉬빌 소녀시대 무용단

현지인들의 뜨거운 한류 사랑

참가자들이 김성민 사범에게 직접 태권도를 배워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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