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철거정지 소송 패소한 미테구청, 다시 사유지 이전 제안
-코리아협의회 “소녀상, 현재 자리에 존치해야” 입장 불변
-소녀상 영구 존치 권한 가진 미테구청장, 이제는 결단 내려야
-베를린 문화재단의 코리아협의회 프로젝트 탈락에도 일본대사관 개입 정황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가 지난 5월 11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이에 따라 현재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자는 단 6명뿐이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죄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독일 베를린의 소녀상 철거를 둘러싼 법적 분쟁에서 시민사회가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다. 독일 행정법원은 지난 4월 16일 코리아협의회가 제기한 소녀상 철거 명령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고, 오는 9월까지 철거를 보류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JNC TV와의 인터뷰에서 코리아협의회 한정화 대표는 “미테구청은 그간 임시 예술작품은 2년 이상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행정 관습을 내세워 연장을 불허해 왔다”며 “그러나 재판부는 해당 관습이 일관되게 적용된 바 없으며, 소녀상 역시 예외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또 “외교적 갈등을 이유로 철거가 필요하다는 미테구청의 주장도 기각됐다”며 “재판부는 외교 문제는 연방정부가 다룰 일이지, 구청 차원에서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 이후 미테구청은 항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소녀상을 개인 부지로 이전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코리아협의회는 “소녀상 이전은 수용할 수 없다”며 “이는 주민 3천여 명의 서명과 진보 정당들의 지지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한 대표는 미테구청장이 코리아협의회에 만남을 제안했다고 전했으나 현재 코리아협의회 구성원들의 일정 조정에 시간이 걸려 아직 만남은 가지지 못했다. 9월 전까지 미테구청과 합의를 시도할 예정이다. 현재 구의회와 녹색당도 미테구청에 소녀상을 존치하도록 압력을 시도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녹색당, 사민당, 좌파당 등 진보 정당들이 구의회에서 소녀상의 존치를 지지하고 있다”며 “현재 구청장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9월 이후 미테구청에서 다시 소녀상 철거 명령을 한다면, 다시 항소할 준비도 돼 있다”고 밝혔다.
소녀상을 영구 존치할 수 있는 법적 또는 행정적 방법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소녀상 영구 존치는 별도 법이 필요한 사항이 아니라 미테구청의 권한으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녀상이 현 위치에 있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한 대표는 “소녀상 바로 옆에 위안부 관련 박물관이 있어 교육용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청소년들과 대학생들이 소녀상 앞에서 상징성을 체감하고, 피해자였던 할머니들이 활동가로 변화하는 과정을 배우는 소중한 교육의 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자리에 이미 자리 잡은 소녀상을 주민들도 아끼고 있다”며 “가능하면 그대로 남아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소녀상이 처음 세워진 2020년 9월 28일은 올해로 5주기를 맞는다. 코리아협의회는 “5년 동안 일본 정부의 외교적 압박에도 소녀상을 지켜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과 함께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2025년 4월 17일, 코리아협의회는 베를린 문화교육 및 자문재단(SKWK)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배경은 청소년 대상 역사 교육 프로젝트 「내 옆에 앉아봐!」에 대해, 모든 심사 기준을 충족하고도 외교적 이유로 지원금이 거부된 데 있다. SKWK는 일본과의 외교 관계를 이유로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재정 지원을 거부했고, 이는 명백히 정치적 판단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코리아협의회는 2024년부터 수차례 이의 신청을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코리아협의회가 입수한 회의록에 따르면, 일본대사관은 자문위원들에게 직접 연락해 프로젝트 지원에 부정적 입장을 전달했고, 베를린 시장도 재정 지원 중단을 원한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정치적 압력에 반발해 심사위원단의 여러 고위 인사들이 2025년 1월 사퇴했고, 베를린 이주민협의회 등 시민사회도 공개 비판에 나섰다. 코리아협의회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예산 문제로 보지 않으며, 표현의 자유와 민주적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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