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과 해외 동포, 간담회 통해 진상규명 의지 재확인
-차웅이, 키 크다는 자랑처럼 엄마 어깨에 손 올리며 사진 찍어
-수인 어머니, 반항기 일찍 찾아온 수인과 매일 안아주며 관계 회복
-시찬 아버지, 시찬이 키와 동일한 등신대 두고 대화 나눠
-수학여행 때 입으려 주문한 동영이 옷, 참사 후 도착해 오열
-생존자 애진 씨 발간 소설, 인세 세월호 가족협의회에 기부 예정

 

4.16세월호참사 유가족들과 해외 동포들이 온라인 줌 간담회를 열어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을 위한 굳건한 의지를 다졌다. 이 간담회는 4.16해외연대, 미시간 세사모, 샌프란시스코 공감, 스프링 세계시민연대가 공동 주최했으며, 전 세계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연대의 힘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다. 간담회는 김미라 씨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단원고 2학년 정차웅 군의 어머니 김연실 씨는 세월호 참사 후 아들을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해 겪은 심정을 담담히 전했다. 김연실 씨는 “차웅이는 형을 따라 단원고에 입학했고, 검도를 즐기며 9년간 꾸준히 해왔다”고 말하며, 가족 사진을 보며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또한 차웅이가 자신이 키가 크다는 걸 자랑하듯 늘 어깨에 손을 올렸던 추억을 떠올렸다.

김연실 씨는 세월호 유가족 활동이 혼자가 아님을 느끼게 해주었다며, “416 합창단과 함께하며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를 계속 알리는 것이 버티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꽃마중”과 같은 추모 활동을 통해 다른 유가족들과의 연대가 큰 위안이 되었다고 전하며,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곽수인 군의 어머니 김명임 씨도 아들의 추억을 회상하며 참석자들과 함께 슬픔을 나눴다.

김 씨는 “우리 수인이가 사진 찍는 걸 싫어해서 사진이 몇 장 없어요”라며 아들과의 추억을 조심스레 떠올렸다. 특히 초등학교 4학년 시절부터 반항기가 일찍 찾아왔던 수인 군과의 어려웠던 순간들, 그리고 아이와의 관계를 지키기 위해 매일 아침마다 안아주던 일화를 전했다. 그녀는 이때가 수인 군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었던 중요한 시간이었음을 강조했다.

곽수인 군은 스포츠에 열정적인 학생이었다. 김 씨는 “체육 시간 달리기 테스트를 위해 매일 서너 시간씩 저와 산길에서 연습을 했다”고 말하며, 아들의 열정과 끈기를 기억했다. 또한 수인 군은 고등학교 입학 후 농구부에 들어가기 위해 반년 넘게 연습했으며, 목표를 이루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회상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아이다”라며 아들의 노력을 자랑스럽게 전했다.

김 씨는 “약한 사람에게는 관대하고, 강한 사람에게는 당당하게 맞서자”라는 아들의 신념을 언급하며 그의 정의감과 강직한 성품을 회상했다. 이어, 어린 시절부터 독서를 즐겨온 아들이 이러한 삶의 철학을 자연스럽게 체득했음을 덧붙였다.

김명임 씨는 아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일에서 시작해 자연스럽게 연극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노란 리본 극단 활동을 통해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사람들과 공감하고 있다.

박시찬 군의 아버지 박요섭 씨는 아들의 기억을 담은 사진들과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가족의 애틋한 추억을 회상했다. 박 씨는 시찬 군이 성숙한 모습으로 남기를 원해 포토샵 작업을 통해 성인 모습을 상상하며 사진을 제작했고, 실제 키와 동일한 등신대를 집에 두고 아들과 대화를 나눈다고 밝혔다. 또한 시찬 군의 중학교 시절 모습, 가족 여행 사진, 그리고 세월호에서의 마지막 CCTV 사진을 보며 아들과 함께했던 소중한 순간들을 되새겼다.

아버지는 시찬 군이 작성한 버킷 리스트에도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다고 전했다. 문화상품권, 아디다스 트레이닝복, 컴퓨터 게임기 등을 갖고 싶어 했던 시찬 군은 축하 케이크나 의미 있는 선물을 좋아했다고 한다. 박 씨는 그리운 아들의 소망을 회상하며 “아들 역시 사랑받길 원하고 의미 있는 삶을 소망했던 따뜻한 아이였다”고 말했다.

김동영 군의 어머니 이선자 씨는 아들의 꿈과 인생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회고했다. 이선자 씨에 따르면, 동영 군은 안정적인 직업을 위해 공무원이 되기를 희망했으며, 어린 나이임에도 학교에 걸어 다니며 버스비를 아끼려 하는 등 자립심이 강한 모습도 보였다. 또한 부모님 결혼기념일에 꽃을 선물할 정도로 섬세하고 배려심이 많은 아들이었다고 전했다.

참사 전에 동영 군은 수학여행을 위해 인터넷으로 새 옷을 주문했다. 여행 날까지 옷이 도착하지 않아 결국 입지 못하고 떠났지만, 참사 후 며칠 뒤 그 옷이 집으로 배달되었다고 한다. 그 옷을 안고 오열했던 이선자 씨는 “아이에게 잘해준 것보다는 못해준 것만 기억난다”며 자책감과 후회를 표했다. 이는 다른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잊을 수 없는 아픔으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선자 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자녀와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며 슬픔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아들이 꿈속에 나타나 “장가를 보내달라”고 말한 것이 큰 울림으로 남아 있다고 했다. 현재는 공방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아들을 기억해주는 이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단원고 참사의 생존자 중 한 명인 장애진 학생은 현재 응급구조사로 활동하고 있다. 애진 학생의 어머니 김순덕 씨는 최근 애진 양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 발간되었으며, 이 책의 인세 수익금 일부는 희생자 가족들을 지원하는 가족협의회에 기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힘들지만 서로 위로하고 응원해주는 동료 가족들이 있어 힘이 된다”고 말했다.

김 씨는 단원고 참사 이후 다양한 추모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다른 생존 학생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생존자와 가족들이 겪는 아픔을 함께 기억하고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생명안전공원과 다큐멘터리 영화 “제로섬”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생명안전공원은 현재 공사 계약이 거의 완료되었으며, 11월 초순에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공원은 2026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완공 후 2027년부터 추모식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 “제로섬”에 대해서도 설명도 있었다. 박요섭 씨는 이 영화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실을 고스란히 담아 시청자들이 직접 판단할 수 있게 제작되었으며, 잊혀져가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관심을 되살리려는 감독의 의도가 담겨 있다고 전했다. 이 영화는 지역사회 공동체 상영을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보여지고 있으며, 추후 기회가 되면 함께 감상하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중요함을 강조하며, 생명안전공원이 하루빨리 건립되어 참사의 기억을 이어가는 장소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간담회는 참석자들의 인증샷을 끝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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