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어느 날이었다
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
광주 80년 오월 어느 날 밤이었다

밤 12시 나는 보았다
경찰이 전투경찰로 교체되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전투경찰이 군인으로 대체되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미국 민간인들이 도시를 빠져나가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도시로 들어오는 모든 차량들이 차단되는 것을

아 얼마나 음산한 밤 12시였던가
아 얼마나 계획적인 밤 12시였던가

…………

밤 12시
도시는 벌집처럼 쑤셔놓은 심장이었다
밤 12시
거리는 용암처럼 흐르는 피의 강이었다
밤 12시
바람은 살해된 처녀의 피묻은 머리카락을 날리고
밤 12시
밤은 총알처럼 튀어나온 아이의 눈동자를 파먹고
밤 12시
학살자들은 끊임없이 어디론가 시체의 산을 옮기고 있었다

아 얼마나 끔찍한 밤 12시였던가
아 얼마나 조직적인 학살의 밤 12시였던가

오월 어느 날이었다
1980년 오월 어느 날 낮이었다

낮 12시
하늘은 핏빛의 붉은 천이었다
낮 12시
거리는 한 집 건너 울지 않는 집이 없었다
무등산은 그 옷자락을 말아올려 얼굴을 가려 버렸다
낮 12시
영산강은 그 호흡을 멈추고 숨을 거둬 버렸다

아 게르니카의 학살도 이리 처참하지는 않았으리
아 악마의 음모도 이리 치밀하지는 않았으리

시인 김남주는 80년 광주 오월의 피 울음을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이 끔찍하고 처참한 시간은 아직 끝나지 않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학살자와 그 잔당들은 학살의 피로 빼앗은 불의한 권력과 부를 누리며 뻔뻔한 얼굴로 희생된 민주시민을 폭도라 비웃고 모욕하고 있지만,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편안한 여생을 즐기고 있습니다. 죄없이 죽어간 원혼은 아직 눈을 감지 못하고 유족들은 평생 그날의 상처와 한을 품고 고통 속에 살아가는데, 39년이 지난 지금까지 진상규명위원회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살 책임자가 법 위에 군림하며 살아가는 한 광주의 눈물과 한은 씻어질 수 없습니다. 사살명령과 헬기 총격 등에 대한 과학적 증거와 일관된 증언이 최근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도, 대한민국 사법체계를 조롱하고 있는 학살범에게 죄를 묻지 못한다면, 이 나라는 더 이상 나라라고 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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