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정의와 상식 58회 방송을 시작하겠습니다.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실태 강연과 희생자 추도행사가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1월 19일 뉴욕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날 저녁 플러싱 타운홀 행사에는 겨울폭풍 예보가 내린 궂은 날씨에도 유가족을 포함하여 백여 명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참석자들은 입구에서 희생자 추모 헌화와 분향에 이어 발굴 현장에서 모셔 온 희생자 유해 뼛가루와 각종 기록물을 보면서 놀라움과 숙연함으로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성악가 정은주 씨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노래로 시작된 행사는 주최측 대표 환영사와 유가족 강사소개에 이어 아산시 배방면 희생자 유가족 박주성 씨(76세)의 증언과 시인 김자원 씨의 “영혼이여 안심하소서” 추도시 낭송 후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의 진상’을 주제로 전국 유해발굴 단장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의 강연으로 이어졌습니다.

박 교수는 정부수립 후 민간인학살과 6.25 전쟁 중 국군전사자 그리고 홋카이도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와 중국 여순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 및 최근 세월호 참사 유해발굴까지의 개요와 대전시 산내 골령골 등 여러 곳의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현장과 과정을 슬라이드로 보여주며 설명했습니다. 특히 희생자 85%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들인 아산시 배방읍 설화산 민간인 학살의 특징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여성과 갓난아이를 포함한 어린이 집단학살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만행이라고 개탄했습니다.

박선주 교수의 강연에 이어 추도행사로 전통무용가 이송희 씨의 진혼무가 펼쳐졌는데요. 소복 차림의 이송희 씨는 10여 분간 펼쳐진 진혼무를 통해 죄 없이 희생된 넋들과 유족의 맺힌 한을 예술로 승화시켜 청중들의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또한 음악인 노예리 씨의 “쑥대머리” 노래에 맞춰 무용가 이영희 씨가 선보인 부채춤도 참석자들의 공감을 자아냈습니다. 이날 행사는 참석자 전원이 부른 “광야에서” 노래 합창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날 참석한 한 유학생은 대한민국에 이런 흑역사가 있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한국의 역사교육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한 70대 여성은 어렸을 때 소문으로만 듣던 양민학살의 실태를 직접 보고 들으니 그동안 사회의 그늘 속에서 뼈 맺힌 한을 품고 살아왔을 유가족들의 심정을 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행사를 주최한 ‘미주 진실화해 모임’은 빠른 시일 내 정식단체로 출발해 올해 안으로 민간인 학살을 알리는 두 번째 강연회를 계획하고 있으며, 자료를 보강한 후 영문으로 번역하여 유엔 인권위원회에 제소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1월 19일 LA 다운타운에서 Women’s March LA 2019 집회가 있었습니다.

Women’s March LA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바로 다음 날 트럼프의 반여성적 발언들에 반대하여 처음 시작되었고, 올해로 세 번째를 맞았는데요. 이번 집회에 모인 수천 명의 여성들과 남성들은 지난 한 해 동안의 정치적 성과를 기념하고 미래의 변화를 요구하며 다양한 목소리를 표출했습니다.

무대에 오른 연설자들은 피켓을 흔들며 환호하는 시위자들 앞에서 성소수자의 권리에서부터 이민법 개혁, 인종차별 철폐, 그리고 여성들의 정치참여 확대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권리 증진과 사회정의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전달했습니다.

연설자들은 또한 학급당 학생수 축소와 교육여건 개선,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여온 LA 교사노조를 지지하는 발언들도 이어갔습니다.

연단에 오른 LA 시장은 파업 중인 교사들을 지지하는 발언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며, “우리는 LA와 미국 전역에서 지금 당장 성평등을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Women’s March는 워싱턴 DC로부터 뉴욕, 덴버, 샌프란시스코에 이르기까지 미 전역의 주요 도시들에서 열렸고, 남가주에서는 LA, Santa Ana, Riverside 등을 포함한 여러 도시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올해 Women’s March LA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작년에 비해 젊은이들과 다인종의 사람들이 많이 참여했다는 것인데요. 무엇보다 다양한 피켓을 든 남성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요즘 젠더 갈등이 심각한 이슈로 떠오른 한국 상황에 대해서도 많은 시사점을 주는 것 같습니다.

다음은 앞으로 있을 행사 소식입니다.

오는 1월 30일 수요일 오후 7시 LA 민족문제연구소가 주최하는 신년 강연회가 가든 그로브에서 열립니다.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시인이자 윤동주 전공 국문학 박사인 숙명여대 김응교 교수가 “윤동주와 곁으로”라는 주제로 강연할 예정인데요. 자세한 내용은 포스터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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