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축제 같았던 호주 멜버른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
-분노한 해외동포들 500여 명 집결, 2030 대거 참여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에 “우리가 이겼다” 환호

 

현지 시간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보고된 탄핵소추안 표결이 시작됐다. 같은 시간대에 호주 멜버른에서는 대규모의 탄핵 촉구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윤석열을 탄핵하라”, 영어로는 “Impeach Yoon Now”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국선언문을 함께 읽었다. 이날 빅토리아 주립 도서관 앞에 빼곡하게 모인 교민들의 숫자는 무려 500여 명에 달했다. 기차로 서너 시간 거리에서 온 참가자도, 본 집회의 음향을 돕기 위해 시드니에서 비행기를 타고 온 참가자도 있었다.

이번 사태에 분노한 개인들로 이뤄진 자발적인 단체인 ‘멜버른 한인 시국선언’은 탄핵안에 대한 즉각적인 의결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또한 내란 가담자들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구속 및 처벌할 것을 압박하며, 국회의원들에게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고 헌법적 의무를 다할 것을 엄중히 요구했다. 이들은 이번 12·3 사태를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내란적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멜버른에 이민 온 지 21년 차인 신금지 씨는 “대학교 1학년 때 전두환의 계엄을 경험했다”며, “그것이 얼마나 나라를 망가뜨리고, 또 얼마나 젊은이들의 삶을 힘들게 하는지 경험한 세대”라는 신 씨는 “계엄이 무엇인지에 대해, 그리고 그 계엄이라는 것이 이 시대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밝혔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순간은 참석자들이 함께 “탄핵이 답이다” 노래를 부른 직후 탄핵 촉구 구호를 외치던 때였다. 현지 시간 14일 오후 7시, 현장 모니터를 통해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 교민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렸다. 이와 동시에 운영진은 ‘아모르 파티’를 재생하며 현장의 열기를 더했다. 환호를 멈추지 못하는 이들 사이로 서로의 손을 잡거나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모두가 하나 되어 탄핵소추안 가결의 감격을 나누는 장면이었다. 바로 전 자유발언을 마쳤던 홍콩 민주화 운동 커뮤니티인 Australia Hong Kong Link의 Jane Poon 씨 또한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가결 이후 발언대에 선 국도연 씨는 ‘우리’의 힘은 “흩어진 개인들이 하나의 염원을 중심으로 모였을 때 발휘되는 강력한 연대의 힘”이라고 강조하며, “모든 진상이 규명되고 내란 범죄자들이 헌법 앞에 무릎 꿇을 때까지 두 눈을 똑바로 치켜뜨고 정의와 불의, 진실과 거짓을 가리기 위해 우리도 연대하고, 결속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지치지 말자”고 외쳤다.

집회 현장에서는 함께 집회 현장에서 피켓을 들고 아파트(APT.)를 따라 부르며 응원의 목소리를 전하는 외국인들도 많았다. 집회 참가자 Harrishman 씨는 인기 있는 곡을 개사하거나 함께 구호를 외치는 한국의 집회를 “평화적인 시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 사례“라고 말하며, “이런 방식의 시위는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평화적인 시위가 “대규모 운동의 힘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멜버른에서 국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Ray Kim 씨는 “저희 학생들에게 반드시 가르쳐야 할 최우선 가치가 바로 자유(freedom)”라며, “오늘 저는 제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어떤 부당함이나 불공정한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사람들은 여러분과 함께할 것입니다. 사람들의 자유와 권리는 언제나 승리할 것이니 두려워하지 마세요. 우리는 언제나 함께 싸울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이날 ‘멜버른 한인 시국선언’ 준비 위원회 대표자인 이혜인 씨는 본 단체의 결성과 함께 준비된 지 채 2주가 안된 이번 집회에 대해 “분명 저와 같은 교민들도 많을거라고 생각해 여기저기 알리고 모으다 보니 정말 많은 분들이 도움이 되고 싶다며 재능기부를 해주시고 모금을 해주셨다”면서, “참가자 수도 주최 측 추산 인원보다 2배가 넘어, 저희 쪽에서 준비한 피켓과 성명문이 턱없이 부족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 씨는 “살아온 배경도, 어쩌면 정치 이념도 다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마음으로 뭉쳐서 목소리를 내고 같이 기뻐할 수 있어 좋았다”며, “오늘의 집회는 탄핵 가결을 위해 모인 것이지만, 저희 멜버른 한인들은 더 나아가 이 사태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 법적 처벌을 받기까지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멜버른 한인 시국선언문 전문이다.

멜버른 한인 시국선언문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맞아우리는 행동한다.

2024 년 12 월 3 일 밤, 대한민국민주주의는또한번 중대한위기에 처했다. 윤석열은 대통령의 지위를남용하여 헌법적 근거 없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국민의 자유를 억압했다. 이는 명백한 위헌 행위이자, 민주주의의 근본을 부정하는 폭거이다.

국민의 단호한 대응으로 계엄령은 2 시간 30분 만에 해제되었으나, 탄핵소추안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조직적 방해로 국회에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는 헌법에 명시된 국민 주권의 원칙을 정면 부정한 것으로, 21 세기 대한민국에서 결코용납될수 없는내란적 행위이다.

독재정권의 만행을 고발한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군사 반란의 비극을 다룬 영화가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며 대한민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해이다. 이러한 때에 채 아물지 않은 국가적 트라우마를 멋대로 헤집으며 사익을 추구한 윤석열과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안위는 물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데 중대한해악을 끼쳤다.

민주화운동 열사들의 희생으로 이룬 민주주의는 대한민국의 자부심이자 정신이며, 이를 지키고 바로잡을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비록 몸은 고국을 떠나 있지만,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멜버튼 한인들의 의지는 누구보다 강하다. 우리는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세계 속에서 지키고 확산하는 중대한 역할을 다하고, 피와땀으로 이루어 낸 민주주의 가치를수호하기 위해 끝까지 행동할것이다.

이에 우리는 멜버른 한인의 이름으로 다음올 엄중히요구한다.

하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탄핵안을즉각의결하라.
하나, 내란가담자들을철저히 조사하고구속 및 처벌히라.
하나, 국회의원들은국민을 주인으로 섬기고 헌법적 의무를 다하라.
멜버른한인은더 이상침묵하지 않^다.우리는 대한민국이 자유와민주주의 위에 바로서기를원하며, 역사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끝까지 행동할 것을 선언한다.

2024년 12월 8일

멜버튼한인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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