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엔젤라 하 앵커입니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영국 시인 T. S. Eliot의 서사시 “황무지”의 첫 구절인데요. 해마다 4월이면 피로 물든 한국 근 현대사의 비극을 아프게 떠올리는 말이 되었습니다. 특히 올해로 71주년을 맞은 제주 4.3 항쟁은 우리에게 4월을 가장 잔인한 달로 만든 비극이었습니다.

71년이란 세월이 지나 겨우 이뤄진 국방부와 경찰청장의 때늦은 유감 표명으로 국가의 양민학살 범죄가 용서될 수 없을뿐더러, 무고히 학살된 수만 명의 억울한 원혼을 달랠 수도 없을 것입니다. 또한 평생을 빨갱이 낙인 속에 숨죽여 살아온 생존자들의 빼앗긴 70여년 삶도 되돌리거나 보상할 방법은 없겠지요.

다만,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희생자에 대한 명예회복과 보상, 책임자에 대한 역사적 단죄와 처벌을 통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일입니다.

또한 과거의 4.3이 현재 제주에서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돌아보는 일도 필요합니다. 당시 분단과 외세의 점령에 반대했던 제주민들을 마치 식민지 점령군이 원주민 반란군을 토벌하듯 집단학살할 수 있었던 것은 제주 주민들을 합법적 저항의 권리를 가진 국민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주를 식민지 대하듯 하는 중앙정부의 태도는 여전히 강정 해군기지, 성산 제2공항 건설 과정에서 현재진행형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민들과 민주적 소통 없는 일방적 사업추진과 강제 집행으로 주민들은 땅과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나무와 숲과 뭇 생명들이 학살당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공약했던 ‘절차적 투명성’도 민주적 소통도 없이 진행되는 제2공항 사업과 토지 강제수용은 4.3 당시 점령군의 태도와 맞닿아있습니다.

제주의 응어리진 한과 아픔을 치유하는 길은 제주민들을 점령지 원주민이 아니라 민주적 권리를 가진 시민이자 국민으로 대하는 것입니다. 제주는 개발이익 창출이나 국가안보의 도구로 이용되는 식민지가 아닙니다.

이 것을 바로잡지 못하면 제주 4.3의 피눈물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외쳤던 민주주의 가치가 제주에서는 지켜지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아직 민주주의라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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