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엔젤라 하 앵커입니다.

지난 2월 9일, 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 고 김용균 님의 장례가 치러졌습니다.

김용균 님은 발전소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위험한 일터를 바꿔보고자 손피켓을 들었고 동료들과 개선방안을 제안했던 성실한 노동자였습니다. 여느 청년과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던 한 청년의 죽음은 이윤 극대화를 위한 공공부분 민영화와 비정규직 양산, 원하청 구조를 통한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 책임의 외주화가 만들어내는 학살의 실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아들을 집어삼킨 처참한 현장을 목격한 어머니는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 힘든 싸움을 시작했고, 사람들은 ‘내가 김용균이다’를 외치며 사람의 생명을 일회용처럼 쓰고 버리는 세상을 바꾸기 위한 연대 투쟁에 나섰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약속 실행은 뒤로 미룬 채 오히려 민영화 정책을 추진하던 정부는 유가족과 시민대책위의 요구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했지만, 장례까지 미루고 단식농성에 들어간 유가족과 현장노동자 및 시민들의 끈질긴 연대투쟁은 결국 여당과 정부의 합의문 발표를 이끌어냈습니다. 대통령의 비정규직 제로 선언 이후 654일, 김용균 님의 죽음 이후 58일이 지난 후에야 받아낸 합의문을 통해 진상규명위원회 구성과 원청 책임 강화 및 일부 발전소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방안이 마련되었지만, 원청과 하청으로 나뉘는 외주화 구조는 끝내 바꾸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죽고, 굶고, 농성하고, 밤을 지새워 함께 일군 이 한걸음이 그 누구도 인간답게 일할 권리를 박탈당하지 않는 세상을 향한 첫걸음이 되기를 바랍니다.

철저한 진상조사로 근본적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책임자를 확실히 처벌하는 것, 중대재해방지법, 기업살인법 제정을 통해 노동자와 시민을 죽음에 이르게 한 기업과 최고 책임자들이 실질적 처벌을 받게 하는 것, 발전소와 공공부문을 넘어 한국 사회 전체의 비정규직과 불법파견, 외주화 문제를 해결하는 것 등은 이제 살아남은 이들의 과제로 남았습니다.

누군가 죽어야 이루어지는 변화는 이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합니다.
어머니의 바람대로 더 이상의 김용균은 없어야 합니다.
아들이 죽고 어머니가 거리에 나서야 하는 시대는 오래전에 끝났어야 합니다.

랜턴 하나 지급받지 못한 어두운 막장에서 모두의 빛을 생산하던 김용균이라는 빛,
어두운 갱도에 묻힐 뻔한 아들의 빛을 밖으로 끌어내 세상을 밝혀준 어머니의 빛,
이 빛에 빚진 사람들이 저마다의 빛으로 밝히게 될 세상, 그것이 우리의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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