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포스트 “트럼프의 대북 핵 위협 발언에서 알 수 있는 다섯 가지”
-신미국안보센터 선임연구원 미라 랩 후퍼 칼럼 보도
-트럼프, 핵 정책과 전략 무시
-트럼프 정부, 핵 선언 정책에 대한 단일 의견 없어
-트럼프 미친 사람처럼 행동, 북한과 중국은 침착

 

앵커: 외신 브리핑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대비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 살펴볼 외신은 뭔가요?

기자: 네 오늘은 워싱턴 포스트가 지난 21일 내놓은 기사를 집중 분석해 보려고 하는데요. 미라 랩 후퍼(Mira Rapp-Hoooper)가 쓴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핵 위협 발언에서 알 수 있는 다섯 가지’라는 제목의 기사 분석입니다. 미라 랩 후퍼는요 클린턴 후보의 아시아 외교정책 자문을 하고 있고 신미국안보센터, CNAS의 선임연구원입니다.

앵커: 민주당 쪽 사람이 쓴 기사라 트럼프에 대해서 그렇게 좋은 평가를 내리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핵 위협 발언에서 알 수 있는 다섯 가지’ 뭐가 있는지 차례대로 알아볼까요?

기자: 먼저 첫 번째는 ‘트럼프가 핵 정책과 전략을 무시했다’라는 겁니다.

북한의 어떤 위협에도 대응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했는데요(He seemingly threatened a first nuclear strike as the response to any threats from Pyongyang.). 정책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것은 전혀 뜻 밖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냉전 시대에도 미국 지도자들이 단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기 사용 위협을 하지 않았었는데요. 이런 정책적인 관점에서 볼 때 트럼프의 발언은 어리석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듣고 보니 그렇네요. 냉전시대 미국 대통령들도 함부로 하지 않던 말을 냉전이 사라진 지금 21세기에 그것도 아무 전략적 접근 없이 말한 것은 어리석었다. 한마디로 트럼프 대통령이 함부로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는 거네요.

기자: 네 처음부터 꽤 강한 표현을 하고 있는데요. 두 번째도 역시 신랄한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핵 선언 정책에 대한 단일 의견이 없다”라고 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국무장관과 국방부 장관은 성명서들을 고치려고 시도했지만, 대통령은 종말론적인 신랄한 비난으로 성명을 반복했고, 사흘 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짐 매티스 국방부 장관이 다시 한번 적절한 정책을 서면으로 제출했지만, 대통령은 핵 엄포를 하고 내각은 이를 진정시키는 패턴의 반복으로 신뢰에 금을 내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네. 저희가 지난번에 북-미 관계 외신 분석을 할 때도 이런 부분을 지적했었는데 후퍼도 같은 부분을 지적했네요.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고치려고 노력했지만, 트럼프가 독단적으로 밀고 나갔다는 얘기, 트럼프 정부는 핵 선언 정책에 대한 단일 의견이 없다. 한 국가의 정부가 이렇단 이야기는 한편으론 상당히 위험할 수도 있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특히 미국이라면 더욱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자: 결과적으로 이러한 것이 신뢰에 금을 내고 있다고 평가한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자신의 신뢰만 떨어 뜨린 다는 것이니까요.

세 번째는 “트럼프는 연맹국과 적국들을 상대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보통은 미국의 핵 신호가 미국의 적대국을 억제하고 동맹국들에게는 확신을 주기 위해 적국과 동맹국을 향한 메시지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트럼프의 핵 엄포는(bombast) 이 두 경우 외에도 다른 곳에 메시지를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그래요? 적국인 북한과 동맹국인 남한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곳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그게 어딘가요?

기자: 네. 두 군데로 지적하고 있는데요. 먼저 월스트리트는 그 첫 번째로 트럼프의 국내 열혈 지지자들을 들었습니다. 7월 후반 백악관의 봇물처럼 터져 나온 발언 후에 트럼프의 지지도는 급락했지만 “화염과 분노” 발언 이후에는 확실히 반등했다고 합니다. 국제 관계 연구를 보면, 많은 사례에서 국가 지도자들은 국제적인 메시지를 국내 정치와 결부시켜서 “청중 비용 (audience costs)”을 만든다고 했습니다.

앵커: 청중 비용이요? 정확히 어떤 뜻인지 설명을 해 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청중 비용은 국가의 지도자가 대외 경고를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했을 때 국내 정치에서 감당해야 할 부담을 말합니다.

특히 지도자들이 대외 경고를 실천하지 못하면, 자신의 신뢰도에 타격을 입기 때문에 다음 선거에서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실천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경고를 받은 상대국은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는, 미국은 청중 비용을 유발하는 핵 공격 가능성을 언급함으로 북한을 압박시켜서 반응을 이끌어 냈고, 북한이 꼬리를 내리길 트럼프 대통령은 원했겠지만, 북한은 경고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반대로 괌 타격 방안 검토로 맞대응을 했으니까 청중 비용 만들기는 실패한 것으로 보면 되겠네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청중 비용’을 피하기 위해서 구체적인 핵 공격 계획을 앞으로 실천하지 않는다면, 결국은 본인에게 정치적 부담만 가져올 수 있다는 거죠.

앵커: 세계 제일 국가라는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볼모로 한낱 자신의 인기를 위해 이런 발언을 했다는 것이 좀 어이없기는 합니다. 두 번째 대상은 어딘가요?

기자: 네 바로 중국입니다. “트럼프는 중국이 미국을 위해 북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오랫동안 믿어 왔었고, 아마도 이러한 협박으로 중국이 놀라서 다루기 힘든 북한을 단속해 줬으면 하고 바랬을것이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근데 이건 트럼프가 실패 했죠. 중국이 전혀 움직여 주지 않았는데. 사실 북한이 중국의 말을 들을 것이다라는 건 미국의 착각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네 오늘 외신브리핑은 워싱턴 포스트지의 분석기사죠. 미라 랩 후퍼가 쓴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핵 위협 발언에서 알 수 있는 다섯 가지’에 대해서 분석해 드리고 있습니다. 이제 세 가지 했고, 네 번째 평가 알아볼까요?

기자: 네 번째는 “트럼프는 미친 사람처럼 행동했고, 북한과 중국은 침착했다”입니다.

앵커: 미친 사람처럼 행동했다. 발언이 정말 센데요? 그동안은 뉴욕 타임스가 트럼프에 대해서 많이 비판적이었는데, 이제 워싱턴 포스트도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기자: 네 그렇죠? 후퍼는 “사람들은 트럼프의 핵위협이 그의 “미치광이”전략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말로만 그칠 가능성이 농후했지만 그는 벌을 주겠다는 말로 적들에게 복종하라고 겁을 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보통 적들이 이 같은 극한 정책을 확대하거나 꼬리를 내릴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네. 그러니까 트럼프는 처음부터 말로만 북한에 복종하라고 겁을 줄 생각이었다는 거네요. 나름 전략이라 볼 수도 있지만, 이 “미치광이”전략은 소득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와 반대로 중국과 북한은 그렇지 않았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은 ‘북한이 선제공격을 할 경우에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선언’했어요. 이는 북한과 미국 양쪽에 도발을 하지 말라는 주의를 이끌어 냈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북한은 강제적으로 미사일을 쓸 수밖에 없는 데 대한 상세한 조건부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능숙하게 게임에 임했고요, 괌에 미사일을 쏘겠다는 이 계획은 미국으로 하여금 이길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말싸움에서 졌다는 거네요.

기자: 네 워싱턴 포스트도 (crazy didn’t win)이란 표현을 사용함으로 미친 사람이 졌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핵 위협 발언에서 알 수 있는 다섯 가지’ 마지막 5번째는 무엇인가요?

기자: ‘아시아에 있는 미 동맹국들에게 지속적인 피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트럼프는 미국의 동맹국들을 공공연히 무시했으며, 이전에는 FTA와 미사일 방어 합의를 비방해 한국을 당황시켰고, 그가 핵 위협을 함으로써 그는 한미동맹에 더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그렇죠 이번 북미 간의 설전에서 동맹국인 한국의 의견은 전혀 필요 없어 보였습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결국 우리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건데 하여간 우리나에 대한 전혀 배려 없는 발언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기자: 네. 또한 트럼프 집권 이후, 한국인의 미국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은 지금 북한과 대화하기 원하는 진보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의 안보를 동맹국에 의존할 수 없다.”고 말해 한국을 곤경에 처하게 하는 트럼프의 시도에 경고를 보냈던 것도 언급했습니다.

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한국 동의 없이는 전쟁할 수 없다 이렇게 트럼프에 경고를 보낸 것을 언급한 거네요. 한미 동맹 간의 균열을 걱정한 거 같습니다.

기자: 네 이상 5가지 이유였고요. 마지막으로 미라 랩 후퍼는 ‘왜 트럼프는 그랬을 까?’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후퍼는 ‘자신의 지지층과 중국의 도움에 대한’ 트럼프의 집착을 두 주요 요소로 봤는데요. 그는 자신의 신뢰성과 미국의 영향력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미국 내에서 바로 점수를 얻고 북한에 겁을 주기를 선호했다고 했습니다.

앵커: 자신의 신뢰와 미국의 영향력을 깎아 먹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지지자들에게 점수를 얻고 북한에게는 겁을 주는 것이 더 중요했다는 거죠.

기자: 그리고 마지막 질문이 인상적입니다. “미국이 핵전쟁 의도를 발표했을 때, 누가 믿었나? 대통령? 아니면 그의 국방 보좌관들? 동맹국들과 적대국들, 트럼프의 국내 지지자들에게 쉬운 일은 아니었는데, 그들은 분노와 화염에 대한 신호를 듣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라고 말한 부분입니다.

앵커: 네. 우리 모두가 그랬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올 때마다 이러다 전쟁 나는 것 아니야 하고 걱정했었는데, 결국 대통령과 국방 보좌관들은 아닌 걸 다 알고 있었다는 거잖아요. 트럼프 대통령이 양치기 소년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관심받고 싶어서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을 하는 그 소년 같습니다.

기자: 네 이번 워싱턴 포스트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요. 미국과 중국, 북한은 각자의 전략적 싸움을 했는데, 결국 트럼프는 패배했고 중국과 북한이 승리한 것이라고 간단하게 결론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앞으로 북미 간, 남북 간 풀어야 할 숙제들이 산적해 있는데요. 부디 트럼프 정부의 현명한 정책이 나와주기만을 바라겠습니다.

오늘 외신 브리핑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김대비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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